
13일 파주NFC. 1시간 30분에 걸친 훈련이 모두 끝나자 땀에 흠뻑 젖은 선수들은 저마다 음료수 병을 손에 하나씩 들고 숙소로 향했다. 일부 선수들은 잠시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고 에이전트 등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기성용(21·셀틱)은 그 때까지도 발에서 볼을 놓지 않고 있었다.
기성용은 이날 정규훈련을 마친 뒤 허정무 감독의 지시에 따라 염기훈, 김보경 등과 20여 분 간 따로 프리킥 연습을 소화했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10차례, 오른쪽에서 12차례 등 모두 22차례 크로스를 올렸다. 그의 발끝을 떠난 볼은 날카로운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으로 향했다.
이것으로도 모자랐던지 이승렬, 구자철 등 또래들과 골포스트 맞추기 게임을 하고 십여 차례 코너킥을 올리고 나서야 축구화 끈을 풀었다.
● 아직 모자라요
기성용의 당면 목표는 감각 끌어올리기다.
부상을 당하거나 크게 컨디션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스코틀랜드 셀틱에 진출한 뒤 최근 리그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경기감각이 100%라 볼 수 없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야 경기 많이 뛰고 들어왔으니 많이 피곤하겠지만 전 다르잖아요. 에콰도르와 일본 전 마치고 나면 90% 이상 몸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오스트리아로 떠날 때쯤에는 당연히 100%로 만들어야죠.”
허 감독은 소집 후 오후 한 차례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기성용은 다르다. 오전에도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트레이너와 함께 30분~1시간가량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14일부터는 이것 말고도 아예 홀로 나와 볼 훈련도 병행할 계획이다.
“힘들지 않냐”고 묻자 그는 담담하게 답했다.
“더 해야죠. 이 정도로는 모자라요.”
● 조용한 반란 지켜보라
기성용은 개인훈련 때 프리킥 연습에 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할 작정이다.
기성용이 프리킥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건 2008년 겨울이다. 그 해 9월 북한과의 최종예선 원정에서 A매치 데뷔 골을 극적인 동점골로 장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도 느꼈다. 대표팀에서 살아남으려면 자기만의 특별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고 그해 겨울 내내 공에 매달렸다. 하루 한 시간 이상 홀로 프리킥을 차며 자신만의 감각을 익혀나갔다.
효과는 당장 나타났다.
다음 해 그는 소속 팀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프리키커’로 자리 잡았다. 경기마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차며 허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시련이 닥쳤다.
‘평생의 꿈’이었던 해외무대에 진출했지만 정작 주무기를 보여줄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비슷한 레벨이었던 ‘단짝’ 이청용은 국민스타 대접을 받으며 금의환향했지만 그는 조용히 국내로 들어왔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기성용에게는 진가를 다시 한 번 발휘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기성용은 ‘조용한 반란’ 꿈꾸고 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
사진|김종원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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