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렬·이청용 골!골! “아르헨 해법 OK”

입력 2010-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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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1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1분 교체 투입된 이승렬(왼쪽)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이청용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있다.

허정무호, 에콰도르전 2-0 완승
16강 가는길 ‘남미축구’ 적응 끝


전쟁에 나가기 전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행해지는 출정식. 4년 마다 열리는 월드컵 출정식은 그만큼이나 강렬하다. 아니 더 화끈하다.

1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사상 첫 원정 16강을 향한 들끓는 함성과 힘찬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아공월드컵에 나가는 태극전사를 위해 마련된 집단의식이었다. 붉은 악마의 열정, 아니 대한민국의 영혼을 불러낸 이날 자리에는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의 결의에 찬 목소리로 가득했다. 승리의 함성이고 하나 된 한국을 그대로 보여줬다.

출정식의 희생양은 남미의 에콰도르였다.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태극전사의 사기충전을 위한 제물이었다. 6만2209명의 대규모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은 90분 내내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지배했으며 후반 28분 이승렬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39분 이청용의 추가골로 에콰도르에 2-0으로 이겼다.



유괘한 도전의 힘찬 첫 출발은 그렇게 시작됐다.

에콰도르 평가전이 갖는 의미는 크게 2가지였다. 최종 엔트리(23명) 선정을 위한 옥석가리기가 첫째이고, 조별 예선 2차전에서 맞붙을 아르헨티나에 대한 공략법을 찾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이었다. 에콰도르는 남미예선에서 아르헨티나와 두 차례 맞붙어 1승1무를 거둘 정도로 만만찮은 전력이다.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경기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모두가 열심히 뛰었다.

한국은 전반 이동국과 염기훈을 투 톱으로 내세우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이 몇 차례 나왔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허 감독은 전반 15분 경 왼쪽 날개 박지성을 중원으로 돌리는 4-2-3-1로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결정적인 찬스는 전반 36분 나왔다. 오른쪽 페널티 박스에서 올린 이동국의 크로스를 염기훈이 헤딩슛 했지만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왔다.

허 감독은 후반 이승렬과 이청용을 투입하며 좀 더 빠른 공격을 주문했다. 수비진의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흐려져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상대 보다 한 박자 빠른 템포로 밀어붙였고, 이는 발걸음이 느린 에콰도르 수비수를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후반 21분 이동국과 교체 투입된 이승렬은 들어간 지 7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허정무호의 해결사로 급부상했다. 하프라인에서 넘어온 볼을 염기훈이 백헤딩으로 밀어주자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왼발 슛,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청용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후반 39분 자신의 개인기를 십분 발휘하며 추가골을 넣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맞고 흐른 볼을 득달같이 잡아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상암|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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