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리의 함성 남아공까지∼”

입력 2010-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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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축구대표팀이 경기 종료 후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정식을 가졌다. 허정무 감독과 선수들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상암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월드컵 출정식 뜨거운 함성
상암 6만 관중 “오 대한민국” 한목소리
캡틴 박지성 영상편지 낭독에 울컥울컥
펄쩍펄쩍 어깨동무 세리머니로 마무리


“오, 대한민국∼승리의 함성!”

잠깐의 헤어짐은 이별이 아닌, 축복과 영광을 향한 시간이기에 태극 전사들의 발걸음은 외롭지 않았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넘어 4강 신화 재현을 목표한 허정무호의 밝은 미래와 앞날을 축하하기 위해 수많은 축구 팬들이 운집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3년여 만에 6만 관중을 넘긴 상암벌 스탠드를 붉게 채운 물결은 감동 그 자체였다. 모처럼 우리 곁으로 돌아온 붉은색과 흰색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카드섹션, 붉은 악마가 들어올린 초대형 태극기와 각종 통천들은 남아공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려는 한국 축구의 화려한 내일을 예감케 했다.

여성 인기그룹 카라의 식전 공연과 에콰도르 평가전은 본 축제를 보다 더욱 화끈하게 지피려는 1부 행사였을 뿐, 알짜배기는 경기 종료 후 30분 가량 이어진 월드컵 출정식이었다.

초록 그라운드에 포라체드 웡캄디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린 오후 8시50분. 필드를 밝게 비추던 라이트가 하나 둘 꺼지자 일순 정적이 감돌았다.

그리고 몇 초쯤 지났을까. 필드에 흰색 천이 깔리고 레이저 빔이 하프라인 부근에 쏟아지자 귀에 익은 경쾌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오∼대한민국”으로 시작되는 트랜스픽션의 ‘더 샤우츠 오브 레즈(The Shouts of reds)’였다. 팬들도 이를 함께 따라 부르며 흥을 돋웠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대한민국의 캡틴 박지성이 팬들에게 직접 남기는 영상 편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겠다”는 허 감독의 출사표가 끝난 뒤 ‘투혼’ 영상을 배경으로 박지성의 생생한 육성이 흘러나오자 끝없는 함성이 터졌다.

에콰도르와의 경기 종료 후 실시된 월드컵 출정식에서 허정무 감독이 관중들을 향해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인사하고 있다. 상암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하늘 높이 형형색색의 폭죽이 터지고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한 바퀴 크게 도는 ‘위닝 런’을 마친 선수들이 멈춰선 곳은 붉은악마 응원석 앞. 흥겨운 응원가에 맞춰 일렬로 서서 어깨동무를 하고 펄쩍펄쩍 뛰는 세리머니를 끝으로 모든 행사가 마무리됐다.

그렇게 상암벌의 아름답고 희망으로 가득 찬 밤은 저물어갔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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