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게 볼 게 아니네' 게임업계 SNS시대 온다

입력 2010-05-19 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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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업계의 도약..국내 게임업계 '게섯거라'
“199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회사가 MS, 인텔 등이라면, 2000년도는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같은 SNS 회사들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앱스토어와 관련된 한 강연회에서 들은 말이다. 이 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의 강세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실제로 최근 페이스북이 4억 명의 가입자에 힘입어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 구글의 방문자 수를 추월했고, 마이스페이스, 일본의 믹시(MIXI) 등 각 지역의 SNS 회사들이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면서 이 같은 말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SNS업계가 잘나가게 된 건 아니었다. 초창기만해도 SNS 회사들은 마땅한 수입원을 마련하지 못해 절치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소 몇 천만 명의 회원 수를 거느리고 있었지만 회선 유지하기에도 벅찰 정도였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가 등장하고 이들 SNS 업체들이 앱스토어를 벤치마킹해 오픈마켓을 도입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메일에 간단한 이모티콘을 넣어 보내는 식의 간단한 물품들을 시작으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을 SNS 이용자들이 오픈마켓을 통해 올려놓기 시작했고, 이는 대 유행으로 번졌다.

그중에서도 부각을 받은 것은 게임이었다. 엄청난 동시접속자를 자랑하던 SNS 업계에서 게임은 굉장한 부가가치성 사업으로 발돋움했다. 실례로 페이스북의 ‘크레이지 콤비’같은 단순한 플래시 게임도 동시접속자가 2만 명이 넘었다. '팜빌'을 서비스하는 징가(Zynga)는 하루 이용자가 2700만 명을 넘을 정도이며 기업가치가 50억 달러(5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미 페이스북에는 제2의 징가를 노린 소셜게임 40만~50만개가 등록되어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mixi 또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2009년 8월에 오픈마켓을 연 mixi는 현재 약 약 4천만 건에 가까운 어플 등록자를 확보했으며 소셜 게임 ‘선샤인목장’의 경우 315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처럼 오픈마켓에서 게임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자 이는 기존의 게임업체들을 뒤흔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가 NDS와 PSP 등 기존의 휴대용 게임 시장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것처럼 SNS도 기존의 브라우저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을 기존의 게임 업계가 두 손 놓고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게임업체들이 SNS와의 접목, 그리고 SNS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아이온’이다. ‘아이온’에는 이달 말부터 시범적으로 ‘트위터’ 기능이 추가된다. 이 기능은 현재 테스트 서버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이달 말에 본 서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 서비스가 적용되면 이용자는 게임을 하다가 언제든지 트위터를 할 수 있게 되며, 게임 중 진귀한 아이템을 얻거나 커다란 몬스터를 잡았을 때 등 인상적인 장면을 바로 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다.

게임빌(대표 송병준)도 SNS에 발을 들였다. 국내의 네이트온과 접목한 ‘알리미 서비스'로 게임빌 홈페이지와 '네이트온' 이용자들의 아이디를 연동해 자사의 신규 이벤트 및 게임 출시 소식, 고객 문의 답변 등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게임빌 팬도 모집중이다.

게임 광고기업 디브로스(대표 이호대)는 아예 페이스북에 직접 게임을 런칭했다. 지난 2월에는 ‘버디붐’이라는 게임을 런칭했으며 향후 리젠소프트, 나인휠스 등의 개발사등과 함께 해외 SNS용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 순차적으로 페이스북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블리자드가 배틀넷을 페이스북과 연동시킬 계획을 갖고 마이크로 소프트가 Xbox 라이브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존 업계와 SNS의 융합은 계속 이루어질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1세기는 ‘관계의 시대’다. 그 어느 때 보다 커뮤니티성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수많은 회원수를 보유한 SNS 회사들을 이제는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며 “국내는 트위터 정도가 이슈가 된 상황이지만 향후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 등에 붐이 일어난다면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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