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월드컵] ⑨ 과일+감자…고지대 정복 ‘16강 밥상’

입력 2010-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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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먹어야 힘을 쓰고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도 가능하다. 우리 대표팀이 힘을 쓰는 원천은 매운 한국 음식도 있지만 달콤한 과일과 찐 감자도 큰 역할을 한다. 당분과 탄수화물이 남아공 고지대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꼭 필요하다.

■ 월드컵 식단이 궁금해

남아공 고지대 빈혈-어지러움 주의보
식사전후 과일위주 당질 섭취 큰 도움
경기 후 탄수화물 풍부한 감자도 강추


운동선수들에게 식사는 끼니를 채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음식물을 통해서 운동을 위한 에너지원을 얻고, 피로 회복에 도움을 받는다. 오랜 기간 해외로 원정을 떠나는 경우 가장 문제되는 것이 바로 식사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종합대회를 가보면 한국식당은 선수들로 북적거린다. 매 끼니는 아니더라도 틈틈이 매운 맛의 한국 음식을 섭취해줘야 힘을 내는 한국 선수들의 특성 때문이다. 축구대표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장기 원정을 떠날 경우 조리장을 스태프에 포함시켰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둔 허정무 사단에도 김형채(37) 조리장이 동행한다. 그의 입을 통해 월드컵 식단을 알아본다.

● 고지대 적응 위해 당분 섭취 늘려야

김 조리장은 이번 월드컵이 고지대에서 열린다는 점을 감안해 당질 섭취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고지대에서 빈혈과 어지러움 증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 도움을 주는 성분이 바로 당질이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식사 도중에도 당질을 많이 섭취할 수 있도록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사 후에는 과일을 많이 먹을 것을 조언했다. 그는 “과일에 당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식사 후에 다양한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이는 빈혈과 어지러움 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경기 전후 식단의 차별화

대표팀 식단은 경기 전과 후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경기 전날부터는 선수들의 몸이 무겁지 않을 메뉴로 상이 차려진다. 일반적으로 경기 전날 고기를 먹으면 몸이 무거워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경기 전 메뉴에 닭고기는 빠지지 않는다. 또한 돼지고기나 쇠고기 등도 최소화할 뿐 메뉴에서 고기를 제외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김 조리장의 설명이다.

경기 다음 날에는 원기 회복을 위한 메뉴가 등장한다. 다양한 고기가 포함된 메뉴 뿐 아니라 수분이 많이 빠져나간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음식들이 선수들을 기다린다. 경기 전날보다는 경기를 마친 다음날 메뉴가 좀 더 먹음직스러울 수밖에 없다.

● 간식 먹고 경기를 뛰는 선수들

경기 직전 선수들이 먹는 식사는 간식 종류다. 칼국수, 스파게티, 샌드위치 등이 주 메뉴다. 정식 식사를 하고는 경기를 뛸 수 없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는 간식을 섭취해 에너지원을 얻는 것이다. 경기 시작 시간에 따라 간식을 먹는 시간도 바뀐다. 낮 1시30분 경기의 경우 오전 식사 후 2시간 뒤 간식이 제공된다. 아침 식사가 모두 소화된 이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4시 경기는 간식이 점심 식사를 대신한다. 저녁 경기는 점식 식사를 마친 뒤 2시간 후에 간식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 라커룸의 별미 감자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직후 섭취하는 음식 중 특이할만한 것이 바로 찐 감자다. 일반으로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면 바나나나 초콜릿 등을 통해서 열량을 보충한다. 간혹 찐 감자가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대표팀 스태프가 김 조리장에게 주문하는 특별식이다. 감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 후 섭취하면 배고픔을 달래 줄 뿐 아니라 에너지원 보충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음식이다. 하지만 경기 후 곧바로 숙소로 돌아와 식사를 하기 때문에 찐 감자가 라커룸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경기장과 숙소가 멀어 많은 이동시간이 소요되는 경우에만 준비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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