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최진행 쇠고기’도 비와 함께 사라졌네

입력 2010-05-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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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빗물에 씻겨 사라진 건 한화 류현진(23)과 SK 김광현(22)의 맞대결뿐만이 아니다. 한화 최진행(25)의 쇠고기도 함께 사라졌다. 23일 대전구장. 슬리퍼 차림으로 불펜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류현진은 홈런 1위 최진행이 곁을 지나치자 눈을 반짝였다. 최진행은 류현진의 6승 중 4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낸 팀 내 공식 ‘도우미’. 최진행 스스로도 “오늘 같은 날 두 개는 쳐야 한다”며 각오를 다진 뒤였다.

최진행은 만약 이날도 맹타를 휘두르면 류현진에게 치킨을 얻어먹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통 큰 류현진은 ‘당근’을 업그레이드했다. “형, 오늘 한 방 날리면 쇠고기 대접할게. 쇠고기!” 최진행 입장에서야 ‘홈런 치고 쇠고기 먹는’ 일거양득이 따로 없다. 대신 조건은 약간 까다롭다. 류현진이 거듭 “꼭 주자 있을 때 쳐야 돼”라고 강조했으니 말이다. 최진행 역시 지지 않았다. “2점 홈런 치면 되지? 넌 2점이면 충분하니까.”

물론 류현진의 ‘당근 시리즈’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타자들 전체에게 타점당 10만원의 포상금을 약속해놨기 때문. 류현진은 경기가 취소되자 “하늘이 돈 쓰지 말라고 살려준 것 같다”며 허탈하게 웃어 버렸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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