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2부, 이제는 3D 영상의 시대

입력 2010-05-31 1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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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드 IT쇼 1부, 이제는 와이파이 시대’에 이어, 이번에는 3D 영상 관련 서비스와 콘텐츠, 그리고 관련 제품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1부가 SKT와 KT의 경쟁이었다면, 이번 2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박진감 넘치는 한판 대결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3D TV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두 기업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기 싸움 현장을 한번 살펴보자.

SKT와 KT의 부스는 길 하나를 두고 양 옆에 나란히 붙어 있던 것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 역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불어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다만, 마주 보는 형상은 아니고 한 곳을 보고 나면 다른 곳을 둘러보게 되어 있는 구조였다(내심 ‘서로 마주 보면서 으르렁대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먼저 들른 곳은 LG전자의 부스.


LG전자는 부스 정면의 상단을 여러 디스플레이를 붙여 거대한 하나의 스크린으로 만들어 자사의 디스플레이 제품을 강조했다. 사실, 과거 IT쇼는 PC 관련 제품의 전시와 홍보가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LG전자의 부스는 90% 이상이 3D 영상 관련 기기와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채워져 있어 사람들의 관심사와 시장의 흐름이 전과는 달라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72인치 3D LED TV를 4방향에서 체험해 볼 수 있게 배치해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72인치 3D LED TV

 72인치 3D LED TV


이외에도 각종 3D 영상을 자사의 제품으로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곳곳에 마련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모습이었다. 3D 프로젝터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두었는데, 일반 TV보다 커다란 화면으로 3D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지 많은 관람객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였다. 또한, PC 모니터인 ‘플래트론(FLATRON)’ 제품과 노트북용 서브 모니터를 다수 전시했으며, 슬림 배젤 디자인을 강조한 보더리스(Borderless) 디자인의 LED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였다.
플래트론 PC 모니터와 노트북용 서브 모니터 제품

 플래트론 PC 모니터와 노트북용 서브 모니터 제품


슬림 배젤 디자인의 보더리스 디자인의 인피니티 제품

 슬림 배젤 디자인의 보더리스 디자인의 인피니티 제품


*보더리스 디자인: 의미 그대로 경계가 적은(혹은 없는) 디자인의 제품이라는 뜻이다. 영상이 출력되는 디스플레이 부분과 그 주변의 배젤 사이의 경계가 없다는 뜻. 즉, 화면 전체에 하나의 커다란 유리를 덮어서 경계를 없앤 디자인을 뜻한다. 또한, LG의 보더리스 제품은 배젤 부분이 슬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부스의 입구에는 주력제품인 3D 풀 LED 인피니아 제품과 사진 모델이 있어, 여러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LG전자의 부스를 돌면서, SKT와 KT의 부스를 돌 때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찾을 수 있었다(1부 기사 참고). SKT와 KT 부스 근처에서는 도통 보이지 않던 LGT의 스마트폰, 휴대폰들이 LG전자 부스의 한쪽에 있던 것.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Q와 옵티머스 Z, 그리고 일반 휴대폰인 롤리팝 2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 역시, SKT와 KT처럼 무료 와이파이 지역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확실히 SKT나 KT의 부스에 비해 부족해 보였다는 것. 필자의 한 지인은 LGT의 서비스인 ‘OZ’와 관련된 것을 볼 수가 없어 아쉬워했다.


LG전자의 바로 옆에 있던 삼성전자의 부스는 마치 하나의 작품을 세워놓은 듯한 모습이었다(처음 보고는 고 ‘백남준’ 작가의 작품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사진처럼 9개의 대형 3D LED를 붙여 1면을 만들고 그것으로 4면을 꾸민 화면은 각각의 1면에서 각기 다른 3D 영상 콘텐츠를 재생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3D 안경이 배치되어 있어, 마치 영화관에서 3D 영화를 보는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행사장에서 볼 수 있었던 콘텐츠 중, 특히 눈에 뜨니 것은 얼마 전(3월 9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3D TV 글로벌 런칭 행사의 영상이었다. 당시 행사에는 3D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빈스 페이스(카메론 감독의 3D 촬영 파트너), 블랙 아이드 피스 등이 참석했었다, 3D 영상으로 당시의 영상을 다시 보았을 때는 마치 현장에서 직접 콘서트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부스 내부에도 3D 영상을 알리기에 힘쓰고 있었다. 2D 영상 콘텐츠를 3D 영상 콘텐츠로 바꿔서 볼 수 있는 체험관을 비롯해 3D 안경이 없어도 3.5m의 거리를 유지하면 9개의 지점에서 영상을 3D로 볼 수 있는 ‘비안경식 3D LFD’ 제품 전시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 거리의 조절이 필요했지만, 3D 안경이 없어도 위 사진에서 보이는 화면 정도의 크기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다만, 아직은 몇몇 고칠 점이 보였다. 우선 TV의 두께. 성인 남성의 한 뼘은 족히 될 정도로 그 두께가 두꺼워 무게 역시 상당히 나갈 것으로 보였으며, 3D 영상만을 보고 있을 때는 큰 이상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주변 다른 곳을 보고(뒤쪽의 벽면 등) 다시 화면을 보면 초점이 흐트러져 있어 다시 적응이 될 때까지 1~2초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설명에 의하면 이 제품은 아직 시판이 되는 것은 아니고 추후에 완벽한 제품으로 선을 보인다고 하니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이밖에, 휴대폰에서도 안경 없이 3D 영상을 볼 수 있는 ‘3D 휴대폰(SCH-W960)’이 비치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관련된 3D 동영상 콘텐츠가 내장되어 있어 직접 재생해 보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처음에 살짝 어려웠지만 익숙해진 뒤로는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 휴대폰에서 재생되는 3D 영상은 휴대폰에 장착된 ‘칩’을 이용해 평면 영상을 3D 영상으로 변환해 주는 방식이라 완벽한 3D 휴대폰이라 하기는 어렵다).
친환경 저전력 제품을 전시해 놓은 삼성전자 Eco 전시 부스

 친환경 저전력 제품을 전시해 놓은 삼성전자 Eco 전시 부스


또한, LG전자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PC와 관련해 저전력을 강조한 친환경 제품을 전시해 놓은 ‘Eco’ 부스와 노트북 및 올인원(All-in-one) PC 제품들을 모아 전시해놓은 ‘Mobile Computer’ 부스가 있어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ATi 아이피니티(EYEFINITY) 기술이 적용된 그래픽 칩셋을 이용해 6개의 모니터를 전시한 곳도 있었다(이 그래픽 기술이 탑재된 ATi의 그래픽 칩셋은 출시되기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제품이기도 하다). 이를 이용해 삼성전자의 모니터를 홍보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본 기자가 당시 전시된 곳을 찾았을 때는 ATi 아이피니티의 로고가 잘 보이지 않는 모니터 뒤쪽 벽면에 있어 자칫 오해할 수도 있을 듯해 보였다. 참고로, 위 사진은 직접 로고 POP를 앞으로 빼낸 다음 찍은 것이다.
3D 영상을 볼 수 있는 제품으로 가득 찬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부스를 다 보고 느낀 점은 한 가지였다. 양사의 기술력은 분명히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아 보였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과연 이 3D 영상 콘텐츠가 추후 얼마나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앞으로 있을 ‘2010 남아공 월드컵’을 3D 영상으로 전송한다고 하지만, ‘축구 보고 끝~’이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 이외의 것들도 분명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 물론 지금도 3D 영상 콘텐츠는 계속 제작되고 있고, 과거의 여러 영상도 3D 영상으로 다시 제작되고 있지만 그 숫자가 아직 양에 부족해 보인다(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본 기자가 보기에는 ‘아직 배가 고프다’).



3D 영상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만이 아니라 그 관련 콘텐츠 역시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혹시 또 모른다. 애플이 ‘아이폰’을 위시해 ‘앱스토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낸 것처럼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국내 기업이 3D 영상 제품을 통해 하나의 관련 생태계를 구축해 낼지도.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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