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떠나는 선수들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현지시간 1일 오전 7시40분 경 대표팀 숙소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야크트 호프 호텔 앞.
전날 월드컵 최종명단 탈락 통지서를 받아 든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 등 세 명과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곽태휘(교토상가)가 호텔 정문에 짐 가방을 가지고 내려왔다.
이어 이들은 허정무 감독를 비롯해 정해성 수석코치, 김현태 코칭스태프, 노홍섭 단장과 오랜 이야기를 나눈 뒤 독일 뮌헨 공항으로 향하는 승합차에 올라탔다.
취재진은 선수들의 착잡한 심정을 고려해 인터뷰도 진행하지 않았고 사진촬영도 하지 않았다. 먼발치에서 떠나는 이의 모습만 지켜봤을 뿐이었다.
현재 대표팀에는 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의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단은 최종명단이 발표된 뒤 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한다. 특히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신형민과 구자철은 탈락 소식을 접하고 담담해 했지만 이근호가 다소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빨리 털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떠나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허 감독은 1일 새벽 ‘기밀유지’를 위해 기습적으로 23명의 월드컵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선수들에게도 먼저 통보되지 않았고 대표팀 관계자들도 전혀 탈락자를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철저한 보완을 유지한 뒤 명단 발표를 진행했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