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아. 사진제공 | KLPGA
고감도의 타격감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사이클링 히트는 통산 14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다. 2009년 4월 두산의 이종욱이 가장 최근에 달성했다.
골프에서도 비슷한 기록이 있다. 파3, 파4, 파5홀(순서는 관계없음)에서 연속해서 버디를 기록했을 때 ‘사이클 버디’라고 한다. 야구처럼 달성하기 힘든 기록은 아니지만 쉽게 나오는 기록도 아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까지 모두 완벽한 감각을 유지해야 만들어 낼 수 있다.
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에서는 3번의 사이클 버디가 나왔다.
임성아(26·현대스위스저축)는 13번(파3) 홀에서 핀 뒤쪽 13m 거리에서 친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 후반 첫 버디를 기록한 뒤, 14번(파4)과 15번(파5)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사이클 버디를 완성했다. 임성아는 16번과 17번홀까지 연속으로 버디사냥에 성공해 5개홀 연속버디 기록을 세웠다.
송민지(23)도 같은 홀에서 사이클 버디를 낚았고, 최혜용(20·LIG)은 2번(파5), 3번(파3), 4번(파4)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해 사이클 버디를 기록했다. 사이클 버디는 파3 홀의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티샷과 퍼트만으로 끝나기 때문에 단 한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파3홀이 중간에 끼어 있거나, 맨 마지막에 있을 때보다 파3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후 파4, 파5 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아 사이클 버디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야구에서 3루타를 먼저 때려 놔야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기 쉬운 것과 비슷하다. 사이클링 히트가 타율 상승에 엄청난 효과를 주는 것처럼 사이클 버디도 성적의 바로미터가 된다. 임성아는 6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고, 최혜용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송민지도 1언더파 71타 공동 18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LPGA 투어에서 돌아온 임성아가 선두로 나선 가운데 이현주(22·동아회원권)는 5언더파 67타로 2위에 올랐다. 조윤희와 정혜진은 최혜용과 함께 공동 3위(4언더파 68타), 홍란(24·MU스포츠)은 3언더파 69타로 양수진(19·넵스) 등과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서희경(24·하이트)은 공동 18위(1언더파 71타) 지난해 우승자 유소연(20·하이마트)은 공동 27위(이븐파 72타)로 부진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