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DB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박찬호는 불펜에서 몸을 푸는 데(warming up)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 그럼으로써 몸이 더 잘 풀리는 것을 체감하고, 나아가 투구폼은 훨씬 안정적이게 된다. “부상에서 회복했을 때, 처음엔 가급적 불펜 투구수를 줄이려고 해봤다. 볼은 실전에서 던지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마음가짐이 효험을 보지 못했다”라고 박찬호는 설명했다. “특히 약 한 달의 공백을 거쳐 부상에서 복귀한 뒤, 내 몸이 풀리는데 (예전에 비해) 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원인을 깨닫자) 최근 등판에서 몸이 늦게 풀리는 현상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고 보여줬다. 박찬호는 6일(한국시간) 토론토전에서 탈삼진 3개를 포함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 시즌 치렀던 그 어떤 등판보다도 돋보이는 투구였다.
“(불펜에서) 몸을 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스스로 ‘준비됐다’라는 감을 잡을 때까지 추가로 공(extra pitches)을 던진다. (불펜에서) 더 많은 직구를 던질수록 몸이 풀려간다는 확신을 갖는다. 그런 느낌을 갖고 마운드에 오를 때 나의 구질은 실제 훨씬 좋다.”
몸이 제대로 풀리면 커브의 각 역시 훨씬 날카로워진다. 박찬호는 6일 토론토 강타선을 상대로 의도했던 대로 게임을 풀어갈 수 있도록 모든 구종을 구사했다. “던지는 구질 전부에서 자신감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매 타자 승부마다 의도대로 공을 던지면 훨씬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박찬호는 말했다. “내가 상대하는 타자는 아마추어나 고등학교 학생이 아니다. 빅리거이기 때문이다.” 그가 준비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을 강조하는 이유다.
박찬호의 재기는 양키스 팀으로 봐서도 호재다. 알프레도 아세베스마저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는 등, 양키스 불펜진은 시즌 내내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촌평한다. “박찬호는 좌·우타자를 막론하고, 에이스처럼 자기 구질을 던진다. 가끔 박찬호의 투구수가 괜찮다고 판단하면 3이닝 이상을 맡길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팀에 정말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크 페인샌드
뉴욕 출생으로 10년간 여러 매체에서 뉴욕 양키스 담당 기자로 일해왔다. 뉴욕데일리 뉴스에서는 4년 째 양키스를 담당 중. 부인, 두 아들과 함께 뉴저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