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생생 메신저] 北 지원금 남기려 빈민가에 숙소 뭥미?

입력 2010-06-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아공 그림같은 해변 상어 출몰
北 지원금 남기려 빈민가에 숙소




● 대표팀 긴장감 대신 정중동…“그래도 어린선수들 잠 못들걸”



최현길: 자 시작해볼까. 용석이랑 태석이랑 처지가 좀 바뀐 것 같다. 태석아 해변이 좋지?


윤태석: 여기 새벽에 완전 추워요. 하늘과 땅 차이라고나 할까요.


김민정: 거기 해양의 도시라던데 해양 스포츠도 못 즐기고 아쉽겠어요.

윤태석: 바닷가 바로 옆인데 상어가 그렇게 많다는데?? ㅎㅎ


최용석: 해양스포츠 가다가 황천길 간데이∼ 조심해.




최현길: 대표팀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도니?


윤태석: 정중동이라고나 할까요. 결전지에 오니 좀 긴장된 듯한 모습도 보이구요. 선수들끼리 막 웃고 떠드는 모습은 좀 없어졌습니다.

최용석: 긴장감 하니까 최진철 코치 생각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 전에서 붉게 물든 경기장을 보고는 자신감이 생기는 게 아니라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긴장 했다고 하더라고요.


윤태석: 어제 홍명보 감독도 황선홍 감독이나 자기는 정말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했다고요. 홍 감독 말이 “우리는 그 전에 한 번도 못 이겨서 승리의 기분이나 느낌을 전혀 몰랐거든요”라면서 정말 긴장 많이 됐데요. 그런데 지금 대표팀은 그런 분위기는 전혀 없어요.


최현길: 오늘 밤 잠 못 자는 어린 선수들이 있을거야. 얼마나 긴장되겠니... 20여 년 전에 학력고사 치기 전날 밤의 떨림처럼.


● “집에 가고 싶다”-“그리스 이겨 신바람 났으면”…기자는 다중이


최현길: 기자들 분위기는 어때?


김민정: 선수들보다 선배들이 더 잠 못 이루는 거 아니에요?


윤태석: 제 생각에 기자들은 지금 모두 다중인격입니다


최용석: 다중이?ㅋ


윤태석: 다들 말로는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그래도 우리가 그리스 시원하게 이겨줬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지 않겠어요?? 어제 한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그리스에 이기면 정말 이제 바빠지겠지만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다고∼.


최용석: 고생하는 보람이 있어야지요.


윤태석: 어제 재밌는 경험이 있었는데요. 기자단 버스가 훈련장에 도착하자 남아공 아이들 수백 명이 몰려든 거예요. 선수단인 줄 알았나 봐요. 애들이 우리가 내릴 때 양 옆으로 서서 환영해주더라고요. 선수들 입장할 때처럼.


김민정: 아..대접 좀 받으셨나보네요?


최용석: 우∼∼∼ 부럽다.


윤태석: 뭐랄까 소름이 쫙 돋으면서. 선수들은 항상 이런 기분을 느끼겠구나 싶었죠.


최용석: 그럴 때 가방을 조심하고 ㅋ 어디서 손 들어올지 모름


윤태석: ㅎㅎ


최현길: 촌철살인이다. 보고에 보니까 용석이도 재미난 얘기가 있던데. 떨거지들(한국 이외의 팀을 취재하는 기자)의 라면?


최용석: 아 눈물이죠ㅋ 아픔이 묻어나오지 않던가요. 한국대표팀 취재단에 라면과 김치가 전달됐다는 소식에 우리들은 완전 찬밥 신세 된 거죠. 그래서 부부젤라 사서 대사관에 항의하자는 얘기도 나왔죠.


윤태석: ㅎㅎ 신김치 죽이던데. 저만 맛있게 먹어 죄송.

● 북 대사는 벤츠타고, 선수는 훈련복도 없고…미스터리 북한


최현길: 북한은? 도깨비 팀이어서 얘깃거리는 많을 듯한데.


최용석: 훈련장 숙소 다 이상한테 있어서 외국기자들이 아주 기겁해요.


최현길: 얼마나 이상한데


최용석: 훈련장은 흑인 빈민가 한 가운데 있구요. 관광호텔 같은 데서 머문대요. 근데 북한이 경기장하고 숙소를 낙후된 곳으로 정해서 FIFA로부터 받는 돈을 많이 세이브할 것 같거든요. 근데 웃긴 건 어제 훈련장에 대사 같은 사람이 왔는데 차는 벤츠 더라구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김민정: 부익부 빈익빈인가요.ㅠ


최용석: 더 웃긴 건 어제는 훈련복 없어서 선수들이 유니폼 입고 경기장에 나왔더라구요. 벤츠타지 말고 다른 차타고 돈 아껴서 선수들 훈련복이라도 좀 해주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태석: 갑자기 뭉클하네요.


최용석: 어제 인터뷰에 안영학이 나왔는데 유니폼 입고 온 것보고 솔직히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최현길: 야, 오늘은 용석이 압승이다.


최용석: 아니 뭐 압승까지야 ㅎㅎ


윤태석: 전 루저인가요...ㅠ 앞으로 분발하겠습니다 ^^;


최현길: 한국 승리를 위해 기도하면서 오늘 밤 보내자.
본사|최현길 축구팀장 choihg2@hotmail.com
김민정 기자 ricky337 @hotmail.com
프리토리아|최용석 기자 gtyong@hotmail.com
포트 엘리자베스|윤태석 기자 sportic@hotmail.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