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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수심 가득
삼성 박진만(34·사진)이 11일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올 시즌에만 벌써 2번째 2군행이다. 특히 공격이 아니라 전매특허인 수비에서 문제를 보여 2군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라 고민이다.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어제 문학경기 마치고 본인에게 2군에 가서 심신을 추스르는 편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한참 어린 김상수에게 자리를 내주고 벤치를 지키다 대수비나 대타로 나가는 상황이 얼마나 자존심 상하겠느냐. 차라리 2군에서 제대로 훈련하는 게 본인에게도 좋을 것 같아 그렇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박진만은 올 시즌 42경기에 나서 타율 0.224(116타수 26안타) 1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국민 유격수’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실책이 무려 11개에 이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선 감독은 “수비범위가 좁아졌는데, 순발력이 확실히 떨어졌다”면서 “문제는 최근 정면타구도 실수할 때가 많다. 자신감이 떨어져 심리적으로도 위축된 상태에서 수비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유격수는 체력소모가 크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는 쉽지 않은 포지션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35)도 3루수로 전환하지 않았느냐”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포지션 변경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내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유격수 자리를 지킨 대표 선수는 김재박 전 LG 감독. 1992년 태평양에서 유니폼을 벗을 때가 38세였지만 유격수로 100경기 이상 출장한 마지막 해는 1990년으로 36세였다. 과연 박진만의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나이 때문일까. 박진만이 2군에서 훈련한 뒤 다시 ‘국민 유격수’로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