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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브레이크 /김광현 노히트노런 불발 뒷이야기
이승호 “올시즌 가장 살떨리는 등판”최형우 “부담없이 쳤더니 큰일 냈다”SK 김광현의 9회 2사에서 깨진 노히트노런의 반향은 하루가 지나도 남아있었다. SK는 아쉬움 속의 안도, 삼성은 안도 속의 아쉬움이 배어난 후일담을 11일까지 쏟아냈다.
○김광현, 아쉽지만 다시 시작
당사자 김광현은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이라는 말을 누차 반복했다. 솔직히 노히트노런이 그토록 희귀하고 대단한 기록인지 당시엔 몰랐다고. 그래서 후회는 남지만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털기로 했다. “이제 이 얘기는 끝냈으면”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러나 10일밤부터 오는 전화마다, 이날 야구장에 나오니 만나는 얼굴마다 그 얘기를 꺼내니 안 떠오를 재간이 없었다. “이 정도 관심일 줄 몰랐다”고도 했다.
김광현은 “볼카운트 2-2에서 맞더라도 신명철(볼넷)과 승부했어야 했는데 힘이 안 들어갈 수 없었다”고 짧게 복기했다. “한국시리즈도 집중하면 관중들 환호성이 안 들리는데 어제는 8회부터 들렸다”고 힘이 들어간 자체분석을 하기도. 그래서 “기회가 또 오면 하던 대로 하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다 털고) 다음경기 준비”가 김광현의 첫째 목표다.
김광현의 승리를 지켜준 이승호는 “올 시즌 세이브 중에서 제일 살 떨렸다. 만약 승리 날렸으면 광현이 얼굴도 못 봤을 것”이라며 웃었다. 내심 불펜에서 김광현의 기록 달성을 의심치 않았기에 더 곤혹스런 등판이기도 했다. 이승호는 “요즘 나만 올라가면 동료들이 심장마비 걸릴 것 같단다. 어제도 (삼성타자가)가만 있었으면 밀어내기 볼넷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 우리가 더 아쉬워
삼성 선동열 감독은 “노히트노런을 당하는구나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안타를 친 최형우에게 격려금이라도 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역전해서 이겼으면 몰라도 졌잖아”라면서 뒤집지 못한 미련을 슬쩍 내비쳤다.
현역 시절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선 감독은 “김광현을 많이 상대해봤지만 슬라이더와 컨트롤이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였다”고 평했다. 다만 박빙승부라 기록이 깨진 상황에서 김광현을 교체한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봤다. 묘하게도 선 감독은 2008년 KIA 이범석 상대로도 9회 2사 후 노히트노런을 깬 바 있다.
‘큰일’을 해낸 최형우는 “김광현 공이 너무 좋아 꼭 안타를 쳐야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그냥 ‘너 공 좋다’고 인정하고, 부담감 없이 타석에 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슬라이더가 너무 좋아 그것만 노리고 들어갔는데 실투가 나왔다. 배트 살짝 위에만 맞았으면 홈런이었는데 안타를 쳐서 노히트노런 깬 것보다 동점홈런을 치지 못한 게 더 아쉬웠다”고 비화를 들려줬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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