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윤태석기자의 “여기는 남아공”] 허정무 “메시 존 완전정복”

입력 2010-06-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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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전, 그래 이게 답!
메시 봉쇄 정석은 ‘인터 밀란식 그물 수비’
동영상보며 분석…메시 움직임 달달달 외워


‘메시부터 인터 밀란 까지.’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도 태극전사들에게 모두 읽혔다.

한국이 그리스와 1차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철저한 분석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이 아마 그리스의 주요 공격패턴을 달달 외웠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17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맞붙는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다. 1차전이 끝나자마자 전력분석 프로그램이 이미 가동에 들어갔고,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대비책에 대해 충분히 숙지했다.


○나이지리아와 1차전 분석

물론 아르헨티나 경기 동영상을 본 횟수만 따져보면 그리스보다는 적은 게 사실. 그러나 허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1차전을 분석할 수 있기에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선수들은 14일 하루 휴식을 취하며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 50분짜리 편집 동영상을 시청했다. 그 동안 늘 해왔던 것처럼 자유토론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앞으로도 몇 차례 이 과정이 더 반복될 예정이다.


○메시 수비 정석은 인터 밀란


아르헨티나 수비의 관건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방어에 달려 있다. 선수들은 전력분석 팀이 제공한 메시의 경기 장면을 따로 편집한 동영상을 시간 날 때마다 파주NFC에서부터 꾸준히 봐 왔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드러난 ‘메시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쳤다.

최근에는 인터 밀란이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치른 경기 동영상을 입수했다. 이 가운데 인터 밀란의 수비 장면만을 따로 편집해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조제 무리뉴(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 감독이 이끈 인터 밀란은 챔스리그 4강 1,2차전에서 메시가 버틴 바르셀로나를 1,2차전 합계 3-2(1차전 3-1, 2차전 0-1)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했다. 당시 인터 밀란이 보여준 수비가 바로 메시 방어의 정석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고 허 감독 역시 같은 판단을 했다.

핵심은 ‘그물 수비’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2명과 포백 라인이 얼마나 밸런스를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일자 형태로 서서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상대 공격수를 포백라인과 함께 에워싸 마치 그물로 포위하듯 가두는 것이다.

주장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메시는 한 명이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얼마나 수비 조직력을 갖추고 경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팀플레이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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