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볼 배급책’ 베론 못나온다

입력 2010-06-1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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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게스

■ 아르헨 전술 바뀌나

마라도나 “부상회복이 우선”
대신 로드리게스 투입할듯

공격라인 강화에 힘실려
한국엔 기습기회 될수도


아르헨티나가 한국전을 앞두고 중심 선수의 부상으로 전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16일 백전노장 미드필더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12일 나이지리아전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17일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베론은 나이지리아전에서 가브리엘 에인세의 결승 헤딩골을 도우며 승리에 공헌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35세의 베론은 공수를 조율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특히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의 출발점으로 역할을 담당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베론이 경기를 뛰고 싶어 했지만 부상이 더 심해져 한국전 다음 경기에서 뛰지 못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론은 이날까지 팀훈련을 쉰 채 회복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베론의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마라도나 감독은 수비와 공격에서 두 명의 선수를 바꿀 계획이다.

수비에서 호나스 구티에레스(뉴캐슬)가 빠지고 니콜라스 부르디소(AS 로마)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구티에레스는 나이지리아전에서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면서 상대에게 오른쪽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 대신 좌우 측면 수비는 물론이고 중앙 수비도 소화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부르디소를 택해 수비 라인을 안정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공격에서는 더욱 창끝을 날카롭게 다듬었다. 마라도나 감독은 베론 대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를 투입한다. 베론이 공 배급과 경기 조율을 담당했다면 로드리게스는 측면에서 치고 올라가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베론의 결장과 로드리게스의 출전은 한국에는 기회일 수 있다. 로드리게스가 측면 미드필더로서 공격에 강하지만 베론만큼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약하다. 특히 베론과 메시로 이어지는 아르헨티나의 첫 번째 공격 루트가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메시의 체력적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공격수들이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유기적으로 움직였던 것도 베론의 창조적인 패스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에서도 베론을 자주 불러 전술 변화를 지시했다. 마라도나 감독이 베론의 결장을 뼈아파할지, 아니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지 17일 한국전에서 밝혀진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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