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도는 한국의 전통 무예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적중된 화살 한대에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 버린다. [사진제공=전국궁도연합회]
▶운동효과 만점
척추 꼿꼿 가슴 확장…균형잡힌 몸 만들어
복식호흡 수반 내장 튼튼…지구력도 증가
▶ 활쏘기 자세와 동작
아랫배에 힘 주고 중심은 허리 한가운데
물동이 이듯 양손 들어올리고 발사해야
궁도는 우리나라 전통 활쏘기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가장 대중화된 무예였고, 역대 왕조의 임금과 문무백관이 즐겼다. 양반집 자제라면 반드시 익혀야 할 필수 과목이기도 했다. ‘무예’라고는 하지만 겁부터 먹을 일은 없다. 활의 강도가 여러 단계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팔힘이 약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자기 힘에 맞는 활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여성이나 노령층에도 ‘딱’인 운동이 궁도다. 궁도의 장점은 어디까지나 개인경기라는 점. 궁도는 자신과 과녁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경기다. 세상의 잡사를 잊고 무아의 경지에서 쏜 화살이 과녁에 적중할 때의 쾌감과 묘미는 활을 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다. 적중된 화살 한 대에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 버린다. 전국궁도연합회 원성모 사무처장에게 궁도의 운동효과와 기본 기술에 대해 들어보았다.
● 궁도의 효과: 건강에 좋은 장수운동
과녁에 활을 명중시키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가 요구된다. 척추는 상하로 꼿꼿이 세워야 하고, 가슴은 좌우로 확장시켜 균형잡힌 자세가 되게한다.
궁도는 전신 근육의 긴장과 이완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를 반복함으로써 근육의 신축성과 근력이 증가하고 신경기능을 향상시켜 지구력을 증가시킨다. 단전에 힘을 넣는 복식호흡을 수반하는 운동이 궁도이다. 내장의 순환이 잘 되고 내장기능도 튼튼해진다.
● 활쏘기 용구
① 활(각궁)=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활은 각궁이다. 활을 쏠 수 있도록 시위를 걸어놓은 것을 ‘얹은 활’이라 하고, 풀어놓은 것을 ‘부린 활’이라 한다. 부려놓으면 각궁은 동그란 모양이 된다. 이렇게 구부러진 활을 반대편으로 휘어서 시위를 거는 것이다.
② 활(개량궁)=전 국민에게 보급하기 위해 개발한 활이다. 각궁처럼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없어 초심자에게 적당하다. 다만 경력이 오래 된 사람들은 각궁만이 지닌 매력을 느끼기 위해 각궁을 주로 사용한다.
③ 화살(죽시)=한국의 화살은 죽시(竹矢)라 한다. 대나무로 만든 화살이란 뜻이다. 화살의 꽁지 부분에 오늬를 끼우는데, 이는 대나무가 잘 쪼개지기 때문에 쪼개지지 않는 싸리나무로 홈을 만들어 끼우는 것이다.
④ 화살(개량시)=주로 카본으로 만든다. 화살의 깃은 양궁 화살의 깃과 동일하다. 주로 개량궁을 사용할 때 이용하는데 죽시에 비해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 하지만 화살을 사용할수록 표면의 도색이 벗겨지는 등 고풍스러운 맛이 떨어진다.
⑤ 깍지=서양 활은 시위를 세 손가락으로 당기지만, 한국 활은 엄지손가락으로 걸어서 당긴다. 엄지손가락으로 시위를 걸고, 엄지손가락 위에 검지와 중지를 덮어서 힘을 보강한다. 이때 엄지에 쇠뿔로 만든 덮개를 씌우는데, 이를 깍지라 한다. 깍지란 ‘알맹이를 싸는 껍질’이란 뜻이다.
● 활을 쏘아 보자
활을 쏠 때의 자세와 동작을 8단계로 구분해서 ‘사법 8단계’라고 한다. 8단계는 발디딤, 몸가짐, 살 먹이기, 들어올리기, 밀며 당기기, 만작, 발사, 잔신을 말한다. 이 8단계는 토막토막 끊어지는 게 아니라 ‘사유수(射流水)’라는 말처럼 물이 흐르듯 이어져야 한다.
① 발 디딤=활을 쏠 때 기초가 되는 최초의 발 딛는 자세이다. 예로부터 ‘비정비팔(非丁非八)’이라 하여, ‘정(丁)’자도 아니고 ‘팔(八)’자도 아닌 자세가 올바른 자세로 전해진다. 왼발은 과녁 왼쪽 끝을 향해 바로 딛고, 오른발은 뒤로 끌어 어깨 넓이만큼 벌려 서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② 몸가짐=몸가짐은 발 디딤 토대 위에 몸을 곧게 세우는 것이다. 두 무릎을 펴고 아랫배에 힘을 넣고 허리를 펴서 상체를 곧게 세운다. 척추와 목덜미를 곧게 펴고 온 몸의 중심을 허리 중앙에 두어 기력을 단전에 모으는 동작이다. 활을 당겨 만작에서 발사에 이르기까지 이 몸가짐 자세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③ 살 먹이기=활의 줌을 쥐는 동작과 화살을 허리에서 빼 현의 절피에 끼우는 동작, 깍지손을 현에 걸어 쥐는 동작이 포함된다. 줌손과 깍지손을 막론하고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④ 들어올리기=활과 화살을 먹여 쥔 좌우 양쪽 손을 들어올리는 동작이다. 화살을 먹여 쥔 양손을 들어 올리는데 양손의 높이는 이마보다 약간 높을 정도로 올리며, 깍지손이 줌손보다 약간 더 올린 기분이 되게 한다. 옛 사법에는 물동이를 이듯이 하라고 했다.
⑤ 밀며 당기기=들어올린 활을 앞뒤로 밀고 당겨서 만작에 이르게 될 때까지의 동작을 말한다.
⑥ 만작=만작이야말로 몸, 마음, 궁시가 혼연일체가 되어 활을 밀어 당기며 발사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활쏘기의 극치라 하겠다. 4∼6초 정도가 적당하며 이 시간에 겨냥과 굳힘, 정신집중을 동시에 해야 한다. 겨냥은 거리의 경우 줌손 높이로 정하고, 좌우는 살로 과녁을 비추어 보며 정한다. 상하를 정한 가로선과 좌우를 정한 세로선이 +로 만나는 점이 겨냥점이 된다. 굳힘은 살을 겨냥점에 적중시키기 위한 최후의 확인동작이다.
⑦ 발사=활을 쏘는 최후의 동작이다. 예로부터 ‘이전(移箭)’이라 하는데 이는 살이 현을 ‘떠나게’되기 때문이다. 손가락이나 팔로 살을 놔주어 발사를 하는 것은 ‘이전’이 아니라 ‘방전(放箭)’이 된다. 손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뻐개며 기력을 몸속에서 폭발시켜 살이 현을 떠나게 만들어야 한다.
⑧ 잔신(殘身)=발사를 함으로써 형성되는 자세로서, 활을 잘 쏘았는지 여부를 결산하는 대목이다. 좋은 잔신이 되기 위해서는 발 디딤에서 만작, 발사에 이르는 모든 단계가 자연스럽고 바르고 정확하게 연속적으로 운행되어야 한다. 2∼3초 정도에서 서서히 활과 깍지손을 허리 쪽으로 자연스럽게 내린다.
도움말: 전국궁도연합회 (문의 041-567-4221)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