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강 길목’ 결전 상대 우루과이 전력분석
공수 균형 이룬 우루과이
상대따라 공격변화 자유자재
포를란-수아레스 등 3인방 위력
주장 루가노 중심 포백도 탄탄
작은 실수를 파고들어라
좌우 수비 뒷공간 상대적 약점
이청용 등 빠르게 측면 뚫고
세트피스 상황 유도 노려볼만
이제 우루과이다.
남미의 전통적인 축구 강호인 우루과이는 공격력이 좋은 개최국 남아공과 프랑스, 멕시코와 같은 A조에 포함됐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고 2승 1무를 기록했다. 견고한 수비에 공격도 좋다. 이런 우루과이를 태극전사가 넘어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했다.
○ 우루과이는 어떤 팀
1930년 초대 월드컵 대회를 개최하면서 우승까지 한 우루과이는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20세기 초중반 잉글랜드와 함께 세계 축구를 휘어잡았다. 1960년대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축구 실력도 곤두박질 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06년 독일 대회에는 본선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남미 지역 예선에선 5위를 기록해 플레이오프에서 코스타리카를 이기고 가까스로 본선에 올랐다.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20점을 내주며 6승 6무 6패를 기록했다. 실점은 남미 본선 진출 5개국 중 칠레(실점 22점)에 이어 두 번째. 반면 득점은 28골로 브라질(33골), 칠레(32골)에 이어 세 번째였다.
하지만 막상 본선에서는 수비까지 안정을 되찾으며 지역 예선 때보다 더욱 강력해진 모습이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른 팀 중 유일하게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4전 전패.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만나 0-1로 졌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당시 대표팀 트레이너였다. 당시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도 지휘봉을 잡고 있다. 타바레스 감독은 1990년 대회가 끝난 뒤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2006년 3월부터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 우루과이, 이 점은 조심해야
전문가들은 골키퍼와 수비,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이 좀처럼 벌어지는 않는 우루과이의 수비를 굉장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지역 예선에선 스리백도 종종 썼지만 본선에선 포백으로 굳혔다.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한 주장 디에고 루가노가 마우리시오 빅토리노와 중앙을 맡고 호르헤 푸실레,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가 좌우 측면을 담당한다.
키 188cm에 몸무게 84kg의 건장한 루가노는 풍부한 국제 경험을 쌓은 30세의 베테랑으로 공중전, 거친 태클, 대인 방어에 모두 뛰어나다. 여기에 중앙 미드필더 디에고 페레스, 에히디오 아레발로가 수비형으로 중앙 수비수 두 명과 함께 수비에 치중해 중앙을 매우 두껍게 하고 있다.
공격의 핵은 디에고 포를란,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양발을 다 쓰고 대포알 슈팅이 위협적인 포를란은 2008∼2009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및 유럽 골든슈 수상자. 남아공과의 2차전에서 두 골을 몰아쳤다.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수아레스와 투 톱을 섰지만 다른 두 경기에선 카바니-수아레스 투 톱의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했다. 드리블이 뛰어난 수아레스는 지난 시즌 네덜란드 프로축구에서 35골을 넣었다.
플레이 스타일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의 힘을 빼다가 허점이 보이면 측면 침투로 빠르게 공격한다. 앞선 세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볼 점유율은 프랑스전 46%, 남아공전 50%, 멕시코전 41%로 상대보다 적었지만 그만큼 공격이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선호하는 공격 방향이 있기보다는 상대에 따라 다양한 루트를 사용한다. 프랑스전에선 공격이 100% 왼쪽이었고 남아공전에선 왼쪽 29%, 중앙 21%, 오른쪽 50%, 멕시코전에선 왼쪽 46%, 중앙 8%, 오른쪽 46%였다.
○ 우루과이, 이렇게 무너뜨려라
수비가 견고하고 주전 골키퍼인 페르난도 무슬레라의 수비 능력도 굉장히 뛰어나 골을 넣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 하지만 박주영, 이청용, 박지성 등이 평소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면 우루과이의 작은 실수를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우루과이의 중앙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어 뚫기가 어려운 만큼 빠른 측면 공격이 필요하다. 좌우 풀백 푸실레와 페레이라는 간혹 뒤 공간을 비우는 실수를 하기 때문에 이영표, 이청용의 빠른 돌파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특히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록한 5골 중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낸 만큼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상대의 파울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 기성용의 정확한 크로스에 이은 이정수의 슈팅, 득점 감각을 되찾고 있는 박주영의 날카로운 슈팅은 우루과이전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