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럭이냐 코어냐, AMD에서 제안한 해답은 과연?
요즘은 CPU 성능의 기준이 클럭(Clock: 동작 속도) 수치가 아닌 내장된 코어(Core: CPU의 두뇌)의 수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전 기사에서 언급했다. 코어가 많은 CPU의 장점이라면, 간단히 말해 한 번에 여러 가지의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싱글 코어 CPU가 4번에 처리할 작업을 듀얼 코어 CPU는 2번에, 쿼드 코어 CPU는 1번에 처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코어의 수가 적더라도 클럭 수치를 무한정 높이면 그만큼 작업 하나하나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으니, 굳이 코어의 수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이 역시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CPU는 클럭을 높일 때마다 소모되는 전력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데다가 발열 또한 심해진다. 발열이 심해지면 이를 식히기 위해 훨씬 크고 시끄러운 냉각팬을 갖춘 쿨러가 필요해진다. 이런 경우 전기요금도 많이 나오고 소음도 심각하게 발생할 테니 효율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못하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클럭을 높이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한 가지의 단순 작업을 빠르게 하고 싶을 때, 혹은 여러 개의 코어를 동시에 활용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는, 코어가 많은 것 보다는 차라리 클럭이 높은 경우가 좀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찌해야 할까? 클럭이 높은 CPU? 아니면 코어의 수가 많은 CPU를 선택해야 할까? 물론 클럭도 높고 코어도 많은 CPU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 2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CPU는 너무 비싸기 때문에 쉽사리 선택하기가 힘들다.
AMD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안하며 내놓은 CPU가 바로 ‘페넘(Phenom)II X6 1055T’가 아닐까 싶다. 코어가 무려 6개나 내장된 6코어 구성이니 코어의 수는 충분하고, 기본 클럭은 2.8GHz이지만 상황에 따라 이를 3.3GHz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터보 코어: Turbo core), 그리고 가격 또한 20만원 대 초반이라서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AMD의 이러한 제안이 과연 정답일지, 아니면 단순한 제안에 그칠 것이지는 지금부터 페넘II X6 1055T를 직접 사용해보며 가늠해 보도록 하자.
테스트 환경
페넘II X6 1055T의 객관적인 성능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비교 대상이 필요하다. 첫 번째 비교상대는 같은 페넘II 시리즈 이면서 코어가 4개인 쿼드 코어 CPU, ‘페넘II X4 945’, 두 번째는 가격 대비 성능을 강조한 듀얼 코어 CPU, ‘애슬론II X2 245’이다. 각 제품의 세부 사양은 다음과 같다.
사양표의 각 항목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곁들이겠다. 앞서 언급한 대로, 코어의 수가 많을수록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처리하기에 유리하며, 클럭 수치가 높으면 단일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L2, L3 캐시 메모리는 CPU 내부의 임시 저장공간으로서, 용량이 넉넉할수록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전반적인 연산 능력이 향상된다.
참고로, 페넘II X6 1055T의 클럭 표시가 2가지로 되어있는 이유는 터보 코어(Turbo Core)라는 특수한 기능 때문이다. 이는 일종의 간이 오버클러킹(CPU 클럭을 기본 이상으로 높이는 작업)인데, 6개의 코어를 모두 쓸 필요가 없는 작업, 혹은 여러 코어를 이용한 연산을 지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6개의 코어 중 3개의 클럭을 기본 클럭 이상으로 높여 처리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페넘II X6 1055T의 경우, 기본 클럭은 2.8GHz지만 터보 코어 기능이 작동하면 3.3GHz까지 클럭을 높일 수 있다(이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설정하기에 사용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공정한 테스트를 하기 위해 3가지 시스템 모두, CPU를 제외한 다른 사양을 동일하게 맞췄다. 메인보드는 기가바이트의 AM3 규격 제품인 MA770T-US-3를 사용했으며, 그래픽카드는 ATi 라데온 HD 5770 512MB, 메모리는 하이닉스의 DDR3 1GB 제품 2개를 꽂아 2GB로 구성했고, 운영체계는 윈도우7 얼티밋 32비트 버전을 설치했다.
기본 연산 능력 측정
CPU의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면 역시 연산 기능이다. CPU가 수행하는 연산은 정수 연산과 부동소수점 연산으로 나뉘어지는데, 정수 연산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 부동소수점 연산은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 중요시된다. 시스템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인 ‘Sandra’를 이용해 각 CPU의 정수연산 및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을 측정해 보았다.
테스트 결과, 페넘II X6 1055T은 페넘II X4 945 보다는 약 30%, 애슬론II X2 245 보다는 약 300% 가까이 우수한 연산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참고로 1GIPS란, 초당 10억 번의 정수 연산을, 1GFLOPS란 초당 10억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중 코어 효율성 측정
코어가 여러 개 있더라도 각 코어끼리 유기적으로 협력하지 못하고 따로 논다면 다중 코어 CPU의 의미가 없다. 씨네벤치(CINEBENCH)는 이러한 다중 코어 연산의 효율성을 측정하는데 자주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로서, 각 코어 별로 역할을 분산해 그림을 그려내는 작업을 하면서 성능을 측정한 뒤 점수를 매겨준다.
테스트 결과, 예상했던 대로 페넘II X6 1055T는 비교 제품들을 능가하는 점수를 받았다. 씨네벤치 테스트에서 우수한 점수를 내는 CPU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과 같은 컴퓨터 그래픽 제작 소프트웨어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일 압축 속도 측정
파일을 압축하는 작업 역시 CPU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테스트다. 파일의 압축이나 해제를 하려면 하나의 파일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 값들을 일일이 비교하면서 용량을 변경하는 작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테스트에는 압축 소프트웨어인 ‘WINRAR’을 사용했으며, 300여 개의 파일이 들어있는 1GB 용량의 폴더를 압축하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해 비교했다.
테스트 결과는 역시, 코어의 수가 많은 CPU를 탑재한 시스템이 파일 압축 작업을 보다 빨리 끝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파일 압축 작업에는 CPU 외에도 하드디스크나 메모리의 성능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모든 시스템이 CPU를 제외하면 같은 하드디스크와 메모리를 사용했으므로, 위와 같은 성능의 차이는 순전히 CPU의 성능 차이에 의한 것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동영상 인코딩 속도 측정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동영상 파일은 PC용이기 때문에 다른 기기들, 이를테면 스마트폰이나 PMP에서 곧바로 감상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동영상의 규격을 변경하는 인코딩(encoding) 작업이다. 동영상 인코딩 작업 중에는 영상과 음성을 프레임 단위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CPU의 연산 성능이 낮으면 작업 시간이 상당히 길어진다. 바꿔 말하면 동영상 인코딩은 CPU의 성능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테스트라는 의미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인코딩 프로그램은 ‘유마일 인코더(UmileEncoder)’다. 이를 이용해 700MB의 45분짜리 Xvid 파일을 300M의 아이폰용 H.264 파일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리고 ‘멀티 코어 사용’ 옵션을 체크해 모든 CPU 코어의 성능을 완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코어의 수가 많은 CPU의 순서대로 동영상 인코딩 작업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동영상 인코딩 작업에서 코어의 수가 많은 CPU가 유리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이번 테스트로 이를 증명한 셈이다.
게임 성능 테스트 ①: 패키지 게임(스트리트파이터 4)
고성능 PC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다. 다만, 요즘은 게임들이 워낙 화려한 3D그래픽을 강조하다 보니 CPU보다는 그래픽카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게임을 즐기는 데는 고성능 CPU가 굳이 필요 없다는 의미인 걸까? 일단은 패키지 게임인 ‘스트리트파이터 4’를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하며 이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 게임 테스트 시 그래픽 옵션은 해상도 1,680 x 1,050에 모든 그래픽 효과를 ‘최상’으로 맞췄다.
테스트 결과, CPU 사양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같은 그래픽카드(라데온 HD 5770)를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각 시스템간의 프레임 차이는 크지 않았다. 특히 페넘II X4 945와 페넘II X6 1055T 시스템간에는 오차 범위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는데, 이 결과만을 놓고 보면 게임을 하는데 CPU보다 그래픽카드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 반문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의 테스트만으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법. 게임을 바꿔 테스트를 계속 진행해보자.
게임 성능 테스트 ②: 온라인 게임(C9)
다음 테스트는 온라인 게임인 ‘C9’이다. 이번에도 역시 해상도 1,680 x 1,050에 모든 그래픽 효과를 ‘최상’으로 맞춘 상태에서 테스트가 이루어졌으며, 동시 접속자수가 많은 ‘빔펠리 성’에서 20여분 정도 같은 구간을 돌면서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페넘II X6 1055T를 사용한 시스템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고, 시스템간 차이도 이전 테스트에 비해 컸다. 특히, 페넘II X6 1055T 시스템은 평균 프레임이 높을 뿐만 아니라 프레임의 급격한 변화도 가장 적어서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번 테스트가 스트리트파이터 4를 테스트한 결과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간의 특성 차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 등장하는 캐릭터가 온라인 게임에 비해 적은 편이며, 각 캐릭터들의 동작 패턴도 정해져 있다. 아무래도 ‘불확실성’이 적은 편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각종 변수를 분석, 연산해야 하는 CPU의 역할이 적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정반대의 특성을 띠므로 상대적으로 CPU가 중요하다. 특히, 이러한 경우엔 여러 가지 연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페넘II X6와 같이 코어가 많은 CPU를 쓰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 게임을 할 때는 CPU만 중요하고 그래픽카드는 그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패키지 게임을 주로 하는 게이머라면 그래픽카드에 초점을 맞추고,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CPU와 그래픽카드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는 것이 정답이다.
여러 가지 미덕을 갖춘 ‘훈훈한’ 제품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페넘II X6 1055T는 기대만큼의 고성능을 발휘했다. 물론, 고성능이긴 하지만, 절대적 성능만 따진다면 경쟁사의 최상위급 CPU인 인텔 코어 i7을 위협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 페넘II X6 1055T는 코어 i7의 한 단계 하위급 제품인 코어 i5 750과 비슷한 등급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경쟁사의 쿼드 코어 CPU 가격으로 6코어 CPU를 살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 포인트이며, 다중 코어 연산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페넘II X6는 제법 미래지향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형 AM2+ 규격의 메인보드를 사용하던 소비자도 메인보드를 교체할 필요 없이 그대로 CPU 업그레이드만 가능하다는 장점도 빼 놓을 수 없다. AMD 페넘II X6 1055T는 AMD 특유의 높은 가격대비 성능과 함께, 기존 고객들에 대한 배려까지 갖춘 ‘훈훈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요즘은 CPU 성능의 기준이 클럭(Clock: 동작 속도) 수치가 아닌 내장된 코어(Core: CPU의 두뇌)의 수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전 기사에서 언급했다. 코어가 많은 CPU의 장점이라면, 간단히 말해 한 번에 여러 가지의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싱글 코어 CPU가 4번에 처리할 작업을 듀얼 코어 CPU는 2번에, 쿼드 코어 CPU는 1번에 처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코어의 수가 적더라도 클럭 수치를 무한정 높이면 그만큼 작업 하나하나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으니, 굳이 코어의 수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이 역시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CPU는 클럭을 높일 때마다 소모되는 전력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데다가 발열 또한 심해진다. 발열이 심해지면 이를 식히기 위해 훨씬 크고 시끄러운 냉각팬을 갖춘 쿨러가 필요해진다. 이런 경우 전기요금도 많이 나오고 소음도 심각하게 발생할 테니 효율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못하다.
<<무한정 클럭만 높이다가는 PC 본체보다도 큰 쿨러를 단 CPU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클럭을 높이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한 가지의 단순 작업을 빠르게 하고 싶을 때, 혹은 여러 개의 코어를 동시에 활용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는, 코어가 많은 것 보다는 차라리 클럭이 높은 경우가 좀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찌해야 할까? 클럭이 높은 CPU? 아니면 코어의 수가 많은 CPU를 선택해야 할까? 물론 클럭도 높고 코어도 많은 CPU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 2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CPU는 너무 비싸기 때문에 쉽사리 선택하기가 힘들다.
AMD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안하며 내놓은 CPU가 바로 ‘페넘(Phenom)II X6 1055T’가 아닐까 싶다. 코어가 무려 6개나 내장된 6코어 구성이니 코어의 수는 충분하고, 기본 클럭은 2.8GHz이지만 상황에 따라 이를 3.3GHz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터보 코어: Turbo core), 그리고 가격 또한 20만원 대 초반이라서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AMD의 이러한 제안이 과연 정답일지, 아니면 단순한 제안에 그칠 것이지는 지금부터 페넘II X6 1055T를 직접 사용해보며 가늠해 보도록 하자.
테스트 환경
페넘II X6 1055T의 객관적인 성능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비교 대상이 필요하다. 첫 번째 비교상대는 같은 페넘II 시리즈 이면서 코어가 4개인 쿼드 코어 CPU, ‘페넘II X4 945’, 두 번째는 가격 대비 성능을 강조한 듀얼 코어 CPU, ‘애슬론II X2 245’이다. 각 제품의 세부 사양은 다음과 같다.
사양표의 각 항목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곁들이겠다. 앞서 언급한 대로, 코어의 수가 많을수록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처리하기에 유리하며, 클럭 수치가 높으면 단일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L2, L3 캐시 메모리는 CPU 내부의 임시 저장공간으로서, 용량이 넉넉할수록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전반적인 연산 능력이 향상된다.
참고로, 페넘II X6 1055T의 클럭 표시가 2가지로 되어있는 이유는 터보 코어(Turbo Core)라는 특수한 기능 때문이다. 이는 일종의 간이 오버클러킹(CPU 클럭을 기본 이상으로 높이는 작업)인데, 6개의 코어를 모두 쓸 필요가 없는 작업, 혹은 여러 코어를 이용한 연산을 지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6개의 코어 중 3개의 클럭을 기본 클럭 이상으로 높여 처리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페넘II X6 1055T의 경우, 기본 클럭은 2.8GHz지만 터보 코어 기능이 작동하면 3.3GHz까지 클럭을 높일 수 있다(이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설정하기에 사용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공정한 테스트를 하기 위해 3가지 시스템 모두, CPU를 제외한 다른 사양을 동일하게 맞췄다. 메인보드는 기가바이트의 AM3 규격 제품인 MA770T-US-3를 사용했으며, 그래픽카드는 ATi 라데온 HD 5770 512MB, 메모리는 하이닉스의 DDR3 1GB 제품 2개를 꽂아 2GB로 구성했고, 운영체계는 윈도우7 얼티밋 32비트 버전을 설치했다.
기본 연산 능력 측정
CPU의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면 역시 연산 기능이다. CPU가 수행하는 연산은 정수 연산과 부동소수점 연산으로 나뉘어지는데, 정수 연산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 부동소수점 연산은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 중요시된다. 시스템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인 ‘Sandra’를 이용해 각 CPU의 정수연산 및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을 측정해 보았다.
테스트 결과, 페넘II X6 1055T은 페넘II X4 945 보다는 약 30%, 애슬론II X2 245 보다는 약 300% 가까이 우수한 연산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참고로 1GIPS란, 초당 10억 번의 정수 연산을, 1GFLOPS란 초당 10억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중 코어 효율성 측정
코어가 여러 개 있더라도 각 코어끼리 유기적으로 협력하지 못하고 따로 논다면 다중 코어 CPU의 의미가 없다. 씨네벤치(CINEBENCH)는 이러한 다중 코어 연산의 효율성을 측정하는데 자주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로서, 각 코어 별로 역할을 분산해 그림을 그려내는 작업을 하면서 성능을 측정한 뒤 점수를 매겨준다.
테스트 결과, 예상했던 대로 페넘II X6 1055T는 비교 제품들을 능가하는 점수를 받았다. 씨네벤치 테스트에서 우수한 점수를 내는 CPU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과 같은 컴퓨터 그래픽 제작 소프트웨어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일 압축 속도 측정
파일을 압축하는 작업 역시 CPU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테스트다. 파일의 압축이나 해제를 하려면 하나의 파일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 값들을 일일이 비교하면서 용량을 변경하는 작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테스트에는 압축 소프트웨어인 ‘WINRAR’을 사용했으며, 300여 개의 파일이 들어있는 1GB 용량의 폴더를 압축하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해 비교했다.
테스트 결과는 역시, 코어의 수가 많은 CPU를 탑재한 시스템이 파일 압축 작업을 보다 빨리 끝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파일 압축 작업에는 CPU 외에도 하드디스크나 메모리의 성능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모든 시스템이 CPU를 제외하면 같은 하드디스크와 메모리를 사용했으므로, 위와 같은 성능의 차이는 순전히 CPU의 성능 차이에 의한 것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동영상 인코딩 속도 측정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동영상 파일은 PC용이기 때문에 다른 기기들, 이를테면 스마트폰이나 PMP에서 곧바로 감상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동영상의 규격을 변경하는 인코딩(encoding) 작업이다. 동영상 인코딩 작업 중에는 영상과 음성을 프레임 단위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CPU의 연산 성능이 낮으면 작업 시간이 상당히 길어진다. 바꿔 말하면 동영상 인코딩은 CPU의 성능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테스트라는 의미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인코딩 프로그램은 ‘유마일 인코더(UmileEncoder)’다. 이를 이용해 700MB의 45분짜리 Xvid 파일을 300M의 아이폰용 H.264 파일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리고 ‘멀티 코어 사용’ 옵션을 체크해 모든 CPU 코어의 성능을 완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코어의 수가 많은 CPU의 순서대로 동영상 인코딩 작업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동영상 인코딩 작업에서 코어의 수가 많은 CPU가 유리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이번 테스트로 이를 증명한 셈이다.
게임 성능 테스트 ①: 패키지 게임(스트리트파이터 4)
고성능 PC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다. 다만, 요즘은 게임들이 워낙 화려한 3D그래픽을 강조하다 보니 CPU보다는 그래픽카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게임을 즐기는 데는 고성능 CPU가 굳이 필요 없다는 의미인 걸까? 일단은 패키지 게임인 ‘스트리트파이터 4’를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하며 이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 게임 테스트 시 그래픽 옵션은 해상도 1,680 x 1,050에 모든 그래픽 효과를 ‘최상’으로 맞췄다.
테스트 결과, CPU 사양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같은 그래픽카드(라데온 HD 5770)를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각 시스템간의 프레임 차이는 크지 않았다. 특히 페넘II X4 945와 페넘II X6 1055T 시스템간에는 오차 범위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는데, 이 결과만을 놓고 보면 게임을 하는데 CPU보다 그래픽카드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 반문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의 테스트만으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법. 게임을 바꿔 테스트를 계속 진행해보자.
게임 성능 테스트 ②: 온라인 게임(C9)
다음 테스트는 온라인 게임인 ‘C9’이다. 이번에도 역시 해상도 1,680 x 1,050에 모든 그래픽 효과를 ‘최상’으로 맞춘 상태에서 테스트가 이루어졌으며, 동시 접속자수가 많은 ‘빔펠리 성’에서 20여분 정도 같은 구간을 돌면서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페넘II X6 1055T를 사용한 시스템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고, 시스템간 차이도 이전 테스트에 비해 컸다. 특히, 페넘II X6 1055T 시스템은 평균 프레임이 높을 뿐만 아니라 프레임의 급격한 변화도 가장 적어서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번 테스트가 스트리트파이터 4를 테스트한 결과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간의 특성 차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 등장하는 캐릭터가 온라인 게임에 비해 적은 편이며, 각 캐릭터들의 동작 패턴도 정해져 있다. 아무래도 ‘불확실성’이 적은 편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각종 변수를 분석, 연산해야 하는 CPU의 역할이 적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정반대의 특성을 띠므로 상대적으로 CPU가 중요하다. 특히, 이러한 경우엔 여러 가지 연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페넘II X6와 같이 코어가 많은 CPU를 쓰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 게임을 할 때는 CPU만 중요하고 그래픽카드는 그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패키지 게임을 주로 하는 게이머라면 그래픽카드에 초점을 맞추고,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CPU와 그래픽카드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는 것이 정답이다.
여러 가지 미덕을 갖춘 ‘훈훈한’ 제품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페넘II X6 1055T는 기대만큼의 고성능을 발휘했다. 물론, 고성능이긴 하지만, 절대적 성능만 따진다면 경쟁사의 최상위급 CPU인 인텔 코어 i7을 위협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 페넘II X6 1055T는 코어 i7의 한 단계 하위급 제품인 코어 i5 750과 비슷한 등급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경쟁사의 쿼드 코어 CPU 가격으로 6코어 CPU를 살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 포인트이며, 다중 코어 연산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페넘II X6는 제법 미래지향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형 AM2+ 규격의 메인보드를 사용하던 소비자도 메인보드를 교체할 필요 없이 그대로 CPU 업그레이드만 가능하다는 장점도 빼 놓을 수 없다. AMD 페넘II X6 1055T는 AMD 특유의 높은 가격대비 성능과 함께, 기존 고객들에 대한 배려까지 갖춘 ‘훈훈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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