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월드컵] 월드컵 오심, 해법은 없나…부심 2명 추가-6심제가 대세

입력 2010-06-3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심도 경기의 일부.’

판정 논란이 일 때마다 반복되는 얘기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심판도 분명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도,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다.

헌데 2010남아공월드컵은 조금 심했다. 지나치게 많은 오심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한 심판은 “내가 참가한 건 아니지만 (선수들에) 미안하다”며 “카메라 숫자가 워낙 많아 실수를 빠짐없이 잡아내긴 해도 자꾸 이런 논란이 불거지면 심판 전체에 대한 불신이 쌓이게 된다”고 걱정했다.

○4년을 준비해도 오심 속출

권종철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직무대행)은 “우리도 피해와 수혜를 입기도 했지만 노 골 판정을 받은 잉글랜드 램파드의 골과 득점으로 인정된 아르헨티나 테베스의 오프사이드 골은 축구 룰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을 앞두고 3년 전 대륙별로 심판 그룹들을 선정해 철저히 준비를 한다. 물론 모두가 월드컵에 참가하는 건 아니다. 60여개 그룹 중 출전의 영예는 절반이 채 안되는 25개 그룹 정도.

심판들은 수많은 테스트 단계를 거친다. 일찌감치 선정되는 만큼 각 연령별 청소년월드컵, 올림픽, 컨페더레이션스컵 등 국제 대회에 출전시켜 성과를 체크한다.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에서도 교육을 하고, 트레이닝을 한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 현재 남아공에서 활동하는 심판은 90명. 대회 개막 5개월 전에 선발된 이들 중 75명이 3명씩, 25개 그룹으로 나뉘어 필드를 누비고 있다. 나머지 15명은 대기심 및 대기 요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심은 계속 쏟아진다.

권 위원장은 “막대한 투자를 해서 4년 가까이 준비했어도 ‘세계 최고 심판들도 어쩔 수 없구나’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FIFA 심판위원회는 월드컵 조별리그 판정에 대한 중간 평가 결과, ‘나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오심은 몇 차례 있었지만 승부가 뒤바뀌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 권 위원장은 “한 골 싸움이 될 때는 사안이 달라지겠지만 결정적 오심 탓에 결과가 엇갈린 경우가 드물어 FIFA가 비교적 좋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안 모색- 6심제는 심판들도 찬성

논란이 계속되자 대안으로 떠오른 게 ▲6심제(부심 2명 추가) ▲비디오 판독 ▲스마트 볼 사용 등이다.

사실 오심은 FIFA의 자충수였다는 지적이다. 생생한 화면을 잡기 위해 경기당 32대의 카메라를 투입해 필드 구석구석의 상황을 포착하자 오심이 더욱 도드라졌다는 것. 예전에는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사안도 이젠 오심으로 둔갑된다는 의미다.

6심제 도입을 심판들도 찬성하는 분위기다. 많은 심판들이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중요 경기 때 이미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도 “월드컵에 6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FIFA는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과 스마트 볼에 대해선 축구인 다수가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 심판은 “축구 본연의 색채를 잃을 수 있다”고 했다.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대구FC 감독)도 “좋은 판정도 필요하지만 축구의 원천적인 부분까지는 건드릴 필요가 없다”며 “터무니없는 미스만 줄인다면 어느 정도 양해는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권 위원장은 “스마트 볼의 경우도 센서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정확히 작동할지 확언할 수 없는데다 전 세계 모든 경기장 골대에 센서 장치를 부착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결국 가난한 국가들은 축구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