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 MLB 수다] ML구단의 운명 ‘CEO 리더십’에 달렸다

입력 2010-07-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들이 줄줄이 초반 탈락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회직전 행정과 행보를 살펴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야구도 축구도 행정력이 중요하다. 중요한 경기나 대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감독을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한다면 훌륭한 선수가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월드컵 16강도 MLB 플레이오프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요즘 MLB 프런트의 움직임과 행정력은 어떤 모습일까? 흔히 한국야구는 감독야구, 그리고 미국야구는 단장야구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것도 더 이상 정확하지 않다. MLB에서는 요즘 CEO야구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플로리다 말린스 프레디 곤잘레스 감독이 해임됐다. 구단주인 제프 로리아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 로리아 구단주는 팀과 함께 이동하며 야구관련 결정권을 손에 쥐고 있다. 뉴욕 메츠 또한 오래 전부터 구단주의 장남인 제프 윌폰이 직접 나서서 FA영입부터 유니폼 디자인까지 구단관련 크고 작은 모든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아들이 저렇게 참견하고 있는 이상 메츠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던 어느 부단장의 충고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저스 같은 경우엔 구단주 커플이 이혼소송에 휘말려 선수영입을 거의 하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MLB 명문구단이 구멍가게 행정으로 전락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요즘 어떤 팀이 성공적인 행정력을 과시하고 있을까? 단연 탬파베이 레이스를 꼽을 수 있다. 스튜어트 스타인버그 구단주의 결정과 리더십은 조금은 새롭고 독특한 면이 있다. 만년 꼴찌 레이스를 매입한 후 그는 “단장이라는 직책은 현대 야구와 맞지 않는다”고 선언한 장본인이다. 그렇다. 레이스는 정식 단장이 없는 유일한 MLB구단이다. 매트 실버맨이 사장을 맡고 있고 그의 밑에는 앤드루 프리드먼 부사장이 있다. 구단주로서 사업과 관련된 결정에는 직접 참여하지만 야구관련 결정권은 부하 직원들의 의견과 결정을 따르는 스타일이다.

조직력과 전술은 필드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협회이건, 프로구단 프런트이건 전략적으로 커다란 계획 속에 움직이는 구단과 협회가 결국 우승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현대 스포츠는 더 이상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o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직원을 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twitter.com/danielkim9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