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500만원 자체징계
KIA가 30일 광주 SK전에서 불펜투수들이 역전을 허용하는 순간 덕아웃에서 의자를 집어 던진 로페즈(사진)에게 벌금 5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KIA 코칭스태프는 이에 앞서 로페즈가 최근 빈번하게 자기감정을 통제하지 못하자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키면 징계하겠다’고 경고했었다.
로페즈는 평소 나지완에게 신발을 선물하는 등 동료들과 잘 어울려왔다.
징계를 받은 1일에도 팔에 깁스를 한 윤석민이 응원차 덕아웃에 나타나자 가장 먼저 뛰어가 안부를 묻기도 했다. 종종 타자들의 타격훈련이 끝나면 젊은 선수들과 함께 공을 줍기도 한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높은 자부심만큼이나 큰 욕심과 다혈질적인 성격이 문제였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분풀이가 아닌 야수의 실책, 불펜 투수의 블론세이브 상황 때 덕아웃 만행이 반복되자 그동안 관대하게 대했던 KIA 코칭스태프도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로페즈와 미국에서 이미 인연을 맺어 절친한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1일 “메이저리그에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시카고 컵스 에이스 카를로스 삼브라노도 물통을 집어 던지는 분풀이를 하다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로페즈를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행동은 자신이나 팀 모두에게 마이너스”라고 의견을 밝혔다.
로페즈의 안하무인격 행동은 같은 외국인 선수 콜론까지 당황하게 만들었다. 콜론은 최근 로페즈가 또 사고를 치자 동료들 앞에서 통역을 통해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콜론은 한국어 배우기에도 공을 들여 팀원들에게 칭찬이 자자해 로페즈와 더 비교되고 있다.
징계를 받은 1일 로페즈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팀이 11연패에 빠진 최악의 상황에서 분위기를 더 망친 점이 괴로웠는지 덕아웃 구석에서 조용히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