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전원수비-전원공격’… 기동력서 아르헨 압도

입력 2010-07-0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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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본 독일축구
“정말 센세이셔널하네요.”

차범근 해설위원(왼쪽)은 아들 차두리와 함께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 해설을 진행했다.

차범근 해설위원(왼쪽)은 아들 차두리와 함께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 해설을 진행했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이 열린 3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 독일이 4-0 완승을 거둔 뒤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아들인 차두리(셀틱)와 함께 해설을 진행한 차 위원은 취재진에게 “독일 축구가 정말 놀랍지 않냐”며 독일 축구의 발전을 칭찬했다.

10년간 독일에서 활동한 차 위원은 “4-0이라는 점수는 독일이 약팀과 경기했을 때 나올 만한 결과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은 너무 놀랍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랫동안 독일 축구를 봐 왔는데 독일이 기술적으로 뛰어났다고 할 수 있는 때가 1974년과 1990년 월드컵 정도다. 그 외는 심심한 수비 축구를 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기술 축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를 압도했던 원인은 ‘전원 수비-전원 공격’이었다. 차 위원은 “독일은 젊은 선수가 많이 뛰면서 기동력에서 아르헨티나를 눌렀고 미드필드 수 싸움에서도 우월했다. 월드컵같이 큰 대회에서는 수비가 공격을 하고 공격이 수비를 하는 팀이 이긴다. 독일이 그랬다”고 평가했다.

독일 축구가 달라진 원인에 대해 ‘이민 선수들의 포용 및 발전’을 꼽았다. 차 위원은 “예전에는 모두 순수 독일 혈통 선수들만 경기에 나섰다. 이제는 이민 2세들이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팀 컬러를 바꿔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게르만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독일 축구는 2000년대 이후 이민세대 선수들에 의해 변화를 맞았다. 이번 월드컵에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다. 폴란드 출신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와 브라질의 카카우, 가나의 제롬 보아텡, 튀니지의 자미 케디라, 터키의 메주트 외칠 등이 독일 국기를 가슴에 단 채 뛰고 있다.

대패를 당한 아르헨티나에 대해 차 위원은 “독일 수비수가 덩치가 크고 스피드가 약간 떨어져 아르헨티나의 개인기가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동량에서 월등한 차이가 났다. 카를로스 테베스 외에는 공격 뒤 수비 가담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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