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본 독일축구
“정말 센세이셔널하네요.”차범근 해설위원(왼쪽)은 아들 차두리와 함께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 해설을 진행했다.
10년간 독일에서 활동한 차 위원은 “4-0이라는 점수는 독일이 약팀과 경기했을 때 나올 만한 결과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은 너무 놀랍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랫동안 독일 축구를 봐 왔는데 독일이 기술적으로 뛰어났다고 할 수 있는 때가 1974년과 1990년 월드컵 정도다. 그 외는 심심한 수비 축구를 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기술 축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를 압도했던 원인은 ‘전원 수비-전원 공격’이었다. 차 위원은 “독일은 젊은 선수가 많이 뛰면서 기동력에서 아르헨티나를 눌렀고 미드필드 수 싸움에서도 우월했다. 월드컵같이 큰 대회에서는 수비가 공격을 하고 공격이 수비를 하는 팀이 이긴다. 독일이 그랬다”고 평가했다.
독일 축구가 달라진 원인에 대해 ‘이민 선수들의 포용 및 발전’을 꼽았다. 차 위원은 “예전에는 모두 순수 독일 혈통 선수들만 경기에 나섰다. 이제는 이민 2세들이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팀 컬러를 바꿔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게르만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독일 축구는 2000년대 이후 이민세대 선수들에 의해 변화를 맞았다. 이번 월드컵에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다. 폴란드 출신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와 브라질의 카카우, 가나의 제롬 보아텡, 튀니지의 자미 케디라, 터키의 메주트 외칠 등이 독일 국기를 가슴에 단 채 뛰고 있다.
대패를 당한 아르헨티나에 대해 차 위원은 “독일 수비수가 덩치가 크고 스피드가 약간 떨어져 아르헨티나의 개인기가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동량에서 월등한 차이가 났다. 카를로스 테베스 외에는 공격 뒤 수비 가담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