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결산- 상] 판도 분석

입력 2010-07-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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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실리축구 유럽·남미 강세
이변!…돌풍예상 검은대륙 잠잠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많은 이변이 예상됐다. 그러나 세계 축구를 양분해온 유럽과 남미의 강세는 여전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홈 그라운드의 아프리카 팀들은 여전히 월드컵 무대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술적인 특징으로는 많은 팀들이 원 톱을 바탕으로 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한 달 간 진행된 남아공월드컵을 판도와 트렌드, 뜬 스타 진 별, 대회 운영의 명암 등 3회에 걸쳐 결산해본다.


○유럽과 남미의 강세

우승팀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과 남미가 역시 월드컵 무대에서 힘을 과시했다.

조별리그가 벌어질 때만해도 유럽 팀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유럽 대륙 밖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유럽 팀들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유럽은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등 3팀이 4강에 올라 각각 1∼3위를 차지하며 유럽축구의 힘을 과시했다.

남미의 활약도 눈에 띈다.

예선을 통과한 남미 5개 팀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팀이 8강에 오르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칠레 또한 16강에 오르며 선전했다. 비록 우루과이를 제외한 나머지 3팀이 모두 8강전에서 패했지만 남미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아시아는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오르며 세계와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프리카의 예상 밖 부진

개최국 남아공을 비롯해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나이지리아, 가나, 알제리 등 총 6개 팀이 아프리카 대륙을 대표해 이번 대회에서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개최국 남아공은 2승1패를 거두긴 했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16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프리카의 전통 강호 카메룬과 나이지리아가 동반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고, 코트디부아르는 죽음의 G조에서 브라질과 포르투갈에 밀리며 희생양이 됐다. 알제리 또한 16강을 넘기엔 벽이 너무 높았다.

아프리카 팀 중 유일하게 가나가 8강까지 오르며 선전했다. 그러나 8강에서 우루과이에 승부차기로 아쉽게 패하며 아프리카의 반란을 이어가지 못했다.


○원 톱과 실리축구

전술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팀들이 원 톱을 구사하면서 미드필더 5명을 포진시키는 4-2-3-1 혹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간혹 투 톱을 기용하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팀들도 눈에 띄었지만 8강까지 올랐던 대부분의 강호들이 원톱을 활용했다. 특히 최전방 스트라이커보다 미드필드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득점이 많이 나온 것도 이러한 전술에서 기인됐다.

미드필더에 공격적인 선수들을 대거 배치해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 공간을 파고들어 득점하는 장면이 눈에 띄게 많았다. 5골을 기록한 독일의 토마스 뮐러, 네덜란드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 등이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윙어 역할을 담당한 미드필더였다.

또 하나의 전술적 특징은 많은 팀들이 수비에 비중을 두며 안정된 경기 운영을 했다는 점이다. 화려한 축구를 구사했던 브라질이나 네덜란드는 물론 우승팀 스페인도 실리 축구의 범주에 든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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