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 리포트’ 홈페이지 캡처.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 리포트’는 15일(한국시간) 한국-나이지리아전과 한국-아르헨티나전을 각각 ‘최고의 경기’(The Best Game) 4위와 9위에 선정했다.
4위에 뽑힌 나이지리아와의 조별예선 최종전은 동점과 역전을 거듭한 그야말로 명승부였다.
태극전사들은 이날 경기 결과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여부가 판가름 나는 상황이었던 터라 배수의 진을 치고 나이지리아를 상대했다.
경기를 앞두고 허정무 감독은 ‘파부침주’(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비유한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비장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같은 결사적인 자세가 한국축구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이날 한국은 전반 12분 만에 나이지리아의 공격수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내줘 다소 어려운 경기를 펼치는 듯 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시마)가 동점을 만든 뒤 후반 4분 박주영(AS모나코)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한국은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김남일(톰 톰스크)이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결국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1승1무1패.승점 4)은 아르헨티나(3승.승점 9)가 조 2위 다툼을 벌이던 그리스(1승2패.승점 3)를 꺾어줌에 따라 자력으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9위에 오른 아르헨티나전은 남미의 높은 벽을 실감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블리처 리포트는 “점수차는 크게 벌어졌지만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접전을 펼쳤다”고 소개했다. 또 이청용의 만회골로 추격하던 후반 염기훈의 슛이 동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을 아쉬웠던 점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우루과이와 가나의 8강전을 꼽았다. 이 경기는 루이스 수아레즈의 ‘신의 손’ 사건과 아사모아 기옌의 페널티킥 실축 등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면서 경기종료 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동유럽의 복병’ 슬로바키아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3-2로 꺾은 조별예선 경기를 2위에, ‘전차군단’ 독일이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4-1로 격파한 것을 3위로 꼽았다. 특히 이 경기에서 프랭크 람파드의 슛이 골로 인정되지 않았던 오심은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사진출처=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 리포트’ 홈페이지 캡처.)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