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선발 누굴 세우나…로이스터의 한숨

입력 2010-08-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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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로이스터 감독. [스포츠동아 DB]

투타 극과 극…롯데의 암울한 현실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이른바 막강 ‘홍대갈’ 클린업 트리오에 ‘쉬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 하위타선. 3일까지 8개 구단 중 팀타율 1위(0.288)에 팀 홈런수 133개로 역시 1위. 팀타율·홈런수 2위인 두산(0.283·106개)과 제법 차이가 날 정도로 롯데의 타선은 8개 구단 중 단연 독보적이다.

타격·홈런 1위인 이대호에 타점·최다안타 1위인 홍성흔 등으로 대표되는 ‘살인타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마운드 파워는 그렇지 못하다. 팀 방어율은 5.09로 8개 팀 중 6위. 롯데보다 방어율이 나쁜 팀은 LG와 한화 두 팀 뿐이다. 3점대 후반인 방어율 1위 SK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타화투빈(打華投貧)이다.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투수 중 현재 남아 있는 선수는 용병 사도스키와 우완 송승준 뿐. 왼손 이명우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했던 조정훈도 6월 15일 2군으로 내려간 뒤 재활을 거치다 끝내 수술을 받기 위해 4일 미국으로 건너간다.

장원준마저 허리 통증이 발생, 지난달 15일 마지막 등판을 끝으로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8월 1일 복귀 예정이었던 손민한은 통증이 재발, 다시 기약 없는 재활에 들어갔다. 구단은 이제 손민한의 시즌 내 복귀에 회의적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 투수진의 연이은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사진)은 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한국에 와서 3년째 감독을 하면서 내일 선발 투수를 확정 짓지 못한 채 게임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당초 올시즌 구원으로만 4번 등판한 하준호를 4일 경기 선발로 생각했지만, 1일 사직 LG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마뜩치 않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

“하준호는 여전히 내일 선발 후보 중 한명”이라고 했던 로이스터 감독은 결국 대안을 찾지 못해 하준호를 4일 선발 예고했지만 ‘3년만에 처음’이라는 로이스터 감독의 한숨은 롯데 마운드의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3일 생애 첫 완투승을 거둔 이재곤과 신고선수 출신 김수완이 선발 로테이션을 메워주고 있지만 조정훈 장원준 등에 비하면 아무래도 경험이나 실력에서 안정감이 떨어지는게 사실. 전반적인 선발 투수 능력 뿐만 아니라 불펜 자원도 좋지 못하다.

롯데는 선발 투수의 퀄리티 스타트시 승률이 0.667에 불과하다. 삼성이 0.889, SK가 0.865, 두산이 0.750 등 상위 세 팀의 승률에 비하면 뚝 떨어진다. 롯데가 LG, KIA 등 5위권 팀과 적잖은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4강 티켓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도 불안한 투수력 탓이다.

공격 야구를 추구하는 로이스터 감독은 마운드 운용이나 투수 교체에 있어서도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방망이에는 웃어도, 마운드쪽만 생각하면 아쉬움을 곱씹는 로이스터 감독. 롯데의 현 주소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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