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양현종. 스포츠동아DB
양: 강타선 LG 상대 귀중한 6연승 …18년만에 팀 좌완 최다승 타이14승. 국내 최고 투수 류현진. 새로운 KIA 에이스로 떠오르며 좌완 ‘빅3’에 이름을 올린 양현종. 류현진과 양현종이 3일 각각 목동 넥센전과 광주 LG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14승 고지에 함께 올랐다. 류현진은 넥센과 탈꼴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의 자존심을 지키는 의미 있는 승리. 양현종은 5위 자리를 되찾고 4위 롯데를 추격하는 귀중한 승리였다.
○컨디션 좋지 않은 날도 8이닝 1실점…자가진단과 자가치유의 힘
천하의 류현진(23·한화)이라고 항상 좋은 컨디션일 수는 없다. 하지만 항상 최고의 상태에서만 잘 던졌다면 그는 ‘올시즌 21연속 퀄리티스타트’라는 대기록을 이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3일 목동 넥센전. 1회말 첫 상대타자부터 볼넷.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성준 투수코치는 “균형이 무너지다 보니 커브를 잘 쓰지 못했다”고 했다.
2회말 1사3루. 설상가상 그의 투구는 넥센 강병식의 헬멧을 강타했다. 제 아무리 강심장인 류현진이라지만, 상대타자가 병원으로 실려 가는 모습에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종료 후, 본인 스스로도 “(데드볼 이후)몸쪽 공을 던지는 것이 좀 힘들더라”고 털어놓았다. 한 경기에 2개의 사구를 허용한 것도 4월29일 두산전 이후 처음.
그가 찾은 해법은 ‘존을 넓게 보기’였다. 평소 뛰어난 제구력을 자랑했지만, 이날 만큼은 코너워크로 삼진을 잡기보다 맞혀잡는 승부를 택했다.
결국 ‘괴물’은 8이닝 1실점으로 버티며, 지난시즌 포함 27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경기 중 끊임없는 자가 진단과 자가 치유의 힘이었다.
○타이거즈 역사에 이름을 올린 양현종
양현종은 6회 1사 1·2루에서 교체되자 불펜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102개의 공으로 5.1이닝을 책임지며 3실점.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표정이었다.
양현종은 이날 최고 152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컨트롤이 좋지 않아 볼넷 5개를 허용했고 홈런도 맞았다.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요한 일전에서 에이스로 그 역할이 부족했다는 자책이었다.
그러나 이날 양현종은 지난 4경기에서 팀 타율 0.325, 9홈런을 기록하며 타격 하나 만큼은 최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LG타선을 나름대로 막아냈다. 2007년 데뷔 이후 23경기 째 이어지고 있는 LG전 무패행진과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6연승이다.
특히 양현종은 이날 14승을 올리며 전신 해태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 역대 좌완 투수 최다승 타이 고지에 올랐다.
지금까지 타이거즈 좌완 투수 중 14승에 오른 투수는 단 2명 뿐이다. 1991년 신동수 현 동성고 감독이 14승, ‘가을까치’ 김정수 불펜코치가 1992년 14승에 오른 뒤 2010년 양현종이 18년 만이다.목동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