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왜 일본으로 가나? 왜 일본에서 부르나?
귀엽고 파워 넘쳐 남녀 모두 어필
소녀시대·카라·포미닛 일낼 조짐
한달에 한팀 꼴…걸그룹 우후죽순
국내시장 포화…해외시장 눈돌려
그동안 일본의 음악시장에서 활약한 한국의 그룹은 동방신기, SS501, 빅뱅 등 보이그룹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걸그룹이 대거 일본 진출에 나서면서 ‘보이그룹에서 걸그룹’으로 주류 그룹의 변화가 생겼다.
걸그룹이 이렇게 해외 진출의 주류가 된 데는 동방신기와 SS501 등 기존 톱그룹들이 각각 소속사와의 갈등이나 전속계약 만료로 일본 활동이 위축된 것의 반사효과가 존재한다. 하지만 소녀시대와 카라, 포미닛이 일본에서 체감하는 인기는 단순한 반사효과 그 이상이다. 왜 일본에서는 왜 한국의 걸그룹을 선호하는 것일까.
● “실력과 외모 모두 갖춰”
일본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걸그룹은 호감을 갖게 하는 비주얼과 단번에 시선을 끌게 만드는 실력을 동시에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데뷔도 하지 않은 소녀시대가 많은 관심을 끄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소녀시대는 최근 니혼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각선미가 뛰어난 그룹’이라고 소개됐다. 연습기간만 3∼5년을 거쳐 탄탄한 기본기에 실력을 갖춘 것은 물론 멤버별로 각기 다른 귀여움과 섹시함을 겸비했다. 여기에 파워 넘치는 퍼포먼스도 남자 팬들을 넘어 여성 팬들까지 끌어당기고 있다. 춤이 대체로 귀여운 율동 수준인 일본 걸그룹의 퍼포먼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다. 이 관계자는 “일본 걸그룹에 비해 무대를 압도하는 퍼포먼스에 강한 인상을 남겨 여성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 시장 포화?’
걸그룹은 2009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도 가요계에는 한 달에 거의 한 팀 꼴로 새로운 걸그룹이 등장한다. 최근에는 ‘지피 베이직’이라는 평균나이 13.5세의 걸그룹까지 등장했다.
음악관계자들은 “이미 국내 걸그룹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입은 모은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한국의 음악을 해외시장에 알리고 싶은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큰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싶다”면서 “한국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다면 포화된 한국시장에서 서로 나눠먹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등 가까운 해외시장부터 공략해 입지를 넓혀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