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부르르 ‘아저씨’ 파격열연 김효서 “전라노출? 얼굴 벗겨질 뻔”

입력 2010-08-21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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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서. 용진 동아닷컴 기자 aura@donga.com

김효서. 용진 동아닷컴 기자 aura@donga.com

원빈 주연 영화 ‘아저씨’가 개봉 1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넘기며 쾌조의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극중 사건이 시작되는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차가운 느낌의 배우가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의 첫 신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그녀 이름은 김효서. 밤무대 댄서이자 마약중독자로 조직폭력배가 밀수한 마약을 몰래 훔쳤다가 자신과 딸을 극단적인 위험에 빠뜨리는 효정(소미 엄마)역할을 맡았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효서는 무채색 원피스를 입은 단아한 모습. 극중 날 선 모습은 오간데 없고 선한 눈매와 미소, 다정한 말씨로 부드러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실제 김효서와 극중 효정은 첫 인상부터 180도 다르다. 어떻게 캐스팅 됐나.

“오디션에서 전당포 신을 연기했다. 극중 원빈 씨가 연기하는 태식에게 아이를 찾는 부분을 연기했는데 ‘내 안에 있는 거친 면을 끌어내자’는 생각으로 과장 없이 톤을 낮게 가져갔다. 메이크업에 따라 얼굴 느낌도 많이 달라지는 편인데 스모키 화장을 준비했다. 대사톤과 화장, 전체적인 분위기가 효정이라며 감독님이 맘에 들어하셨다.”


-첫 신을 댄스로 장식했다. 원래 춤을 잘 추나.

“사실 몸이 진짜 뻣뻣하다. 2개월 정도 연습하며 조금 유연해졌다. 클럽신이라 출연자, 스탭, 관계자 등 몇백명 속에서 춤 췄어야 했는데 연습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나름 열심히 추었지만 영화를 보면 가장 아쉬운 부분 또한 여기다. 뒤로 갈수록 화려한 3분 안무를 미리 짜와 추었는데 영화에는 4컷 정도, 초반 1분도 안나왔다.”(웃음)




-효정 역이 상당히 세다. 폭력배들에게 구타와 고문을 당하고, 스스로 마약을 놓는 장면도 녹록치 않다.


“폭력배로 등장하는 우락부락한 외모의 배우들이 내 머리채를 쥐고 흔들었지만 실제로는 정말 귀여운 분들이다. 컷 소리가 나면 미안해 하고 챙겨준다. 다행이 맞는 신은 두 번만에 오케이 났다. 첫 테이크가 잘 나왔다. 연기할 땐 아픈 줄 모르고 넘어갔는데 며칠 뒤 두피가 정말 많이 아프더라.”

“마약을 맞는 모습은 해보지 않아(웃음) 잘 모르는 부분이어서 감독님이 추천해준 홍콩 영화를 보고 참고했다. 마약을 하면 오르가즘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마약중독자들의 얼굴 표정을 찾아봤다.”


- 국가대표 꽃미남 원빈과 연기하는데 멜로가 없어 아쉽지는 않았나?

“조금은 아쉬웠다.(웃음) 감독님도 효정 분량을 더 넣어주고 싶어 하셨는데 여자이야기는 잘 못쓰시겠다고 하더라. 중간에 효정이 태식에게 대시하는 장면이 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나왔다. 그 신을 촬영할 때 카메라는 나만 잡고 있었는데 앞에서 나름의 리액션을 해준 원빈 씨가 한번도 날 보지 않아 감독님이 ‘한번은 좀 봐주라’고 부탁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 함께 촬영한 원빈은 어떤 사람인가?

“톱스타라기 보다는 신인배우 같았다. 그 정도로 겸손하신 분이다. 한 쪽에서 앉아 조용히 대본만 보면서 여러가지 버전으로 대사를 연습하는 모습이 성실 그 자체다.”


-마지막 주검으로 발견되는 신은 충격적이었다. 전라 노출 같았다.

“영화를 본 많은 분들이 걱정하듯 ‘괜찮아요?’라고 물어왔다. VIP 시사회로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 질문이 의아했다. 사실 마지막 주검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직접 찍지 않았다. 감독님도 제가 그 신에 충격 받을까봐 시사회에도 못 오게 했다. 사실 그 신은 특수 분장이다. 얼굴과 몸에 본을 떠서 실제처럼 만들었다. 얼굴에 본을 뜨고 떼어낼 때는 괴로웠다. 얼굴이 벗겨지는 줄 알았다.”


- ‘제2의 오연수’라는 애칭을 받기도 했다.

“부드러운 분위기가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중년의 나이에도 한결같은 미모를 유지하고 멜로를 찍으시는 모습에 대단하다고 느낀다. 따르고 싶은 선배다.”


- 다음 작품에는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

“이번 역할을 보고 주변에서 세다고 놀라셨지만, 센 캐릭터는 나를 성장시키는 매력이 있어 좋았다. 다만 전작 드라마 ‘그래도 좋아’, ‘너는 내 운명’, ‘전설의 고향’ 등에서처럼 이번에도 일찍 죽어 아쉬웠다. 다음에는 무조건 오래 사는 역할을 하고 싶다.(웃음)”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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