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양현석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그가 힘들어하는 10%를 채워줄 뿐이다.”
싸이와 양군이 합쳤다. 싸이는 최근 빅뱅, 투애니원, 세븐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5년 전속 계약을 맺었다.
YG의 수장 양현석은 싸이와의 전속 계약에 대해 “그는 다재다능한 뮤지션이다. YG는 그가 가수의 길을 전념하는데 측면지원을 할 뿐”이라고 강한 믿음을 내비쳤다. 양현석은 27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싸이의 제안을 받고, 이미 시장을 갖추고 있는 아티스트여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아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면서 “싸이가 회사를 세우고 힘들어 할 때마다 조언을 많이 해줬는데, 앞으로 회사 운영은 신경 쓰지 않고 가수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을 존중해 전속계약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양현석은 싸이가 ‘새’로 데뷔한 2001년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싸이는 PSY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후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양현석에게 조언을 구했고, 산업기능요원 부실근무 논란으로 홍역을 치를 때도 위로를 얻었다.
군복무를 하는 동안 프로듀서(제작자)와 가수의 길을 놓고 고민하던 싸이는 결국 가수로 다시 활동하기로 결심하면서 회사운영에서는 손을 떼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석은 “회사운영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자신은 음악에만 집중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수 활동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현명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싸이와 YG의 이번 계약에서 특이한 것은 계약금이 없다는 점. 또 “기존 유명 가수는 영입하지 않는다”는 YG의 오랜 전통이 깨졌다는 점이다.
양현석은 “서로가 전속계약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금은 무의미하다. 5년의 계약기간도 서류는 갖춰야 하기에 그렇게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유명 가수들로부터 계약을 하자는 요청을 많이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는데, 싸이는 특별한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