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선발 제외 ‘무언의 메시지’
27일 사직 롯데전, 두산의 선발 3번 타자는 중견수 이종욱이었다. 그의 데뷔 첫 3번 출장. 평소 4번 김동주, 5번 최준석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이뤘던 김현수의 이름은 이틀 연속 빠져 있었다. 26일 대구 삼성전 3번은 민병헌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 위해서”라고 이종욱의 3번 기용 이유를 밝혔다. 사실상 2위 삼성 추격이 어려워진 마당에 포스트 시즌을 위한 준비차원에서 여러 가지 카드를 구상 중이고 그 중 하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포인트는 뒤에 있다. 하루 전 ‘상대 선발이 왼손 장원삼이라 김현수를 뺐다’고 설명했던 그는 김현수의 연속경기 출장 기록이 중단된 것에 대해 “이제 고작 (실질적인) 3년차다. 400경기도 넘지 않았다”며 일부러 배려해 줄 뜻이 없었음을 명확히 했다. 실질적으로 김 감독이 그의 연속경기 출장을 몰랐을 리 없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벤치에서도 느껴봐야 한다.” 26일 결장에 이은 27일 선발 라인업 제외가 단순히 새 카드 활용 뿐만 아니라 김현수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은 명확치 않다. 하지만 그동안 김 감독은 유독 김현수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그만큼 능력이 있는 선수고, 팀의 중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연장 선상에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