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문성민(오른쪽)이 30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 KEPCO45와의 경기에서 상대 이병주와 방신봉의 2인 블로킹을 뚫고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온몸 날리며 수비 역할도 충실 “국내복귀 첫 팀이라 애착 크다”
스타는 달랐다.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의 새 전력 문성민(24)은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입증했다. 3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KEPCO45의 IBK 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경기. 결과는 3-0(27-25 27-25 25-21)현대캐피탈의 쾌승이었다. 현대캐피탈이 1패를 안고 있어 준결리그 진출을 위해선 승리가 절실한 터였다. 13득점을 올린 문성민의 거포 본능이 빛을 발했다. 공격성공률 42.85%. 주요 순간마다 문성민의 한 방이 위력을 발휘했다. 첫 세트 23-21로 앞서다 듀스가 된 후 흐름을 현대캐피탈로 가져온 것도 문성민의 오픈 공격이었고, 2세트 5-7로 뒤질 때 역전의 단초를 제공한 장면 역시 문성민의 속공이었다.
물론 문성민은 완전히 팀에 녹아들지 못한 상황이다. 선수단에 합류한지 두 달이 흘렀지만 거듭된 대표 차출과 부상 재활에 전념하느라 100% 컨디션이 아니다. 당연히 삼성화재에서 보상 선수로 데려온 세터 최태웅과의 호흡마저 기대할 수 없었다. 컵 대회를 앞두고 둘이 실제로 볼을 주고받은 것은 고작 두 차례에 불과했다는 후문이다.
대다수 공격진이 그런 것처럼 범실(10개)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았으나 문성민은 공격 외에 다른 역할도 충실히 했다.
고질로 지적돼 온 수비 불안을 털어내기 위해 한 걸음 더 뛰었고 한 번 더 몸을 날려 동료들에게 힘을 보탰다.
벤치의 믿음과 신뢰가 단단할 수밖에 없다. 김호철 감독도 구단 직원들과의 사석에서 “성민이는 자타공인 우리 팀 에이스”란 얘기를 종종 꺼낸다. 문성민도 “국내 복귀 첫 팀이라 애착이 크다”고 말한다. 찰떡궁합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사실 이날 코트 분위기는 묘했다. KEPCO45 주력으로 활약한 하경민-임시형은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이었고, 문성민은 독일-터키를 거쳐 국내로 돌아와 처음 몸담은 팀이 바로 KEPCO45였기 때문.
하지만 그만큼 사연이 많았기에 흥미는 더했다. 현장을 찾은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서로 얽히고설킨 인연이 많아 새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