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지방구장 중에서 신축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절차를 제대로 거치고 있는 곳은 광주광역시다. 이미 6월에 ‘야구장건립시민추진위원회’의 이름으로 최종보고서를 냈다. 기본방향은 커뮤니티형 개방형구장으로 건립하되, 야구장 부지는 미완으로 남겨놓았다.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공청회와 향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긴 하지만, 입지만 선정되면 2011년 착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광주시가 개방형구장으로 추진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박광태 전 시장의 돔구장 추진은 현실성이 부족한 것이 주지의 사실이었다.
현재 광주시가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난제는 입지선정이다. 입지선정은 결국 지역민의 합의가 필요하고 재원투입 규모도 고려되어야한다.
굳이 몇 가지 조언을 하자면 첫째, 지하철과 연계되느냐가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어야 한다. 프로야구가 다른 종목과 가장 차별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게임수다. 연간 133게임을 소화해야 하는 프로야구는 경기장 건설시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 중에서도 지하철 연계는 구장의 운명을 좌우한다.
둘째는 Foot Traffic(상시인파)에 대한 고려다. 현대 야구장 건설에 있어, 야구와 상관없이 그 일대에 인파가 얼마나 몰리느냐는 중요한 요소다. 1990년대 후반이후 MLB구단들은 도심재개발 차원에서 구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중요하게 고려되기 시작한 요소가 Foot Traffic이다.
셋째는 공공부지에 건설하는 것이 착공을 앞당길 수 있다. 민간부지는 매입에 시간이 걸리고, 토지매입비라는 고정비용이 수반된다. 따라서 전체경기장 건설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재원과 관련해서 본다면 국고 25%, 지방비 50% 그리고 KIA구단 25%정도가 바람직하다. 공공부지에 건설할 경우 1200억원 정도의 건축비면 국내최고의 개방형구장이 가능하다.
KIA구단이 왜 25%를 내야하는지 근거를 묻는다면, 메이저리그 구장건설시 홈구단이 내는 비용의 평균이 이 정도다. KIA의 경우 광주구장 건설에 300억원 정도의 재원을 투입하여, 법이 허용하는 최대범위인 25년 임대권리를 획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타이거즈의 상징성과 기여 그리고 호남팬들의 열정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는 감수하는 것이 지역을 위해서 당연한 것이다. 광주구장의 신설노력이 다른 지방구단에도 전파되기를 학수고대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