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중계차가 ‘동이’의 촬영장에 자리 잡은 것은 ‘생방송 제작’으로 드라마를 방영하는 상황 때문이다.
MBC와 한국방송영화공연연예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은 이날 오전 그동안 줄다리기를 벌이던 출연료 미지급 문제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아침 일찍 용인 세트장에서 대기하면서 합의 소식을 기다리던 제작 스태프와 연기자들은 오전11시30분부터 부랴부랴 촬영에 들어갔다. 현장 관계자는 “드라마 현장에 10년 넘게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찍을 수도 있나 싶다”며 “이런 속도라면 오늘 2회분도 촬영도 거뜬하겠다”고 혀를 찼다.
이날 ‘동이’의 제작진은 밤 10시인 방송 시간까지 촬영은 물론 편집, 음향효과, 배경 음악, 등의 후반 작업을 마쳐야 했다.
‘일단 결방은 막았으니 됐다’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남다른 완성도를 자랑하던 ‘동이’의 ‘생방송 제작’ 해프닝은 한예조와 MBC, 외주제작사간의 힘겨루기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시청자임을 보여준다.
‘동이’ 제작진은 “어떤 일이 있어도 ‘생방송 드라마’를 보여드리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말한 방송 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촬영장에 위성중계차까지 동원하는 열성을 보이면서 한예조와의 협상에는 왜 그런 정성을 쏟지 못했을까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6일과 7일 방송될 ‘동이’는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 누구도 원치않는,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길 가능성이 커졌다. 초유의 위성중계 ‘생방송 드라마’를 방송하게 된 MBC가 이에 대한 사과의 뜻을 시청자에게 밝힐지 궁금하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