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 쇼기 “내 음악은 티백…천천히 우러나오죠”

입력 2010-09-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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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솔로 앨범이 진짜 내 본연의 모습이에요.” 닥터코어 911과 상상밴드를 오가며 활동하던 쇼기가 첫 솔로앨범 ‘퍼스트 티백’을 발표했다

“닥터코어911·상상밴드 음악은 잊어주세요”
첫 솔로 ‘퍼스트 티백’서 섬세한 감성 담아내


“티백처럼 서서히 우러나는 음악”

한국 하드코어 록의 최강자로 꼽히는 닥터코어911과 상큼·발랄한 음악으로 알려진 상상밴드. 음악적 성향이 전혀 다른 두 밴드를 오가며 활동하던 쇼기(본명 공인석)가 2일 첫 솔로음반 ‘퍼스트 티백’(First Tea Bag)을 발표했다.

쇼기는 상반된 음악 색깔을 지닌 두 밴드에서 리더이자 베이시스트로, 앨범의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그는 이번에 솔로 음반을 내면서 전과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했다. ‘티백’은 뜨거운 물에 서서히 차를 우려먹듯, 자신의 음악도 서서히 우려먹는, 따뜻하고 편안한 음악이 되고자하는 마음을 담았다.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스한 13곡이 수록된 음반의 첫 ‘티백’은 더 클래식, 루시드폴 등과 같이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성인 동요 같은 느낌의” 브릿팝 스타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음악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찾게 된 것 같다”는 쇼기는 올해로 데뷔 17년 째이다. 그로선 꽤 늦게 뒤늦게 자신의 음악을 찾아 나선 것이다.

“지난날의 음악도 다 내 음악이지만, 이번 솔로 앨범이 내 본연의 모습이에요. 7080 포크에는 낭만이 있었죠. 내 음악은 포크라 할 순 없지만, 포크의 낭만의 정신을 담았어요.”

쇼기는 평소 음악 못지않게 자전거와 여행, 맛집을 찾아다니며 일상 속의 여유와 작은 기쁨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다양하고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이다. 이번 앨범 역시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은 평범함 속에 숨겨진 따뜻한 감성과 소소한 낭만에 관한 것이다.

타이틀곡은 ‘별과 너의 파노라마’.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가사가 마치 밤하늘에 은하수가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 번만 들어도 금세 흥얼거리게 되는 ‘슈비루비’가 발매 전부터 인기를 얻고 있고, 상상밴드 앨범에 수록됐던 ‘오늘은 맑음’의 영어버전 ‘러브 러브’ 등 다양한 느낌의 곡들이 담겨 있다.

쇼기는 음반 발표를 기념해 10일 서울 서교동 홍익대 인근 ‘브이홀’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갖는다. 닥터코어911과 상상밴드가 출연해 함께 무대를 꾸민다.

닥터코어911, 상상밴드 그리고 ‘솔로가수’ 쇼기 등 쇼기는 앞으로 ‘세집 살림’을 해나가야 한다. 그는 이번 솔로앨범을 계기로 또 어떤 도전에 나설지 모를 일이다.

“닥터코어911은 축제무대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데 좋은 밴드고, 상상밴드도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는 음악을 합니다. 이번 솔로음반을 만들어놓고 보니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보컬에 욕심을 냈다기보다 이것이 발판이 돼 또 다른 것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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