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PA-그래텍 진실공방, 스타크 리그 파행 운영되나?

입력 2010-09-08 18: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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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측 ''리그 강행'' vs 그래텍 ''대응할 것'' 강경 대립
블리자드의 국내 e스포츠 및 방송 독점 사업권을 가진 그래텍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과 보상에 대한 이견의 폭을 좁히지 못한 채, 향후 리그의 운영이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텍과 협회는 당초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임을 밝혔고, 신한은행 프로리그가 종료됨에 따라 빠르게 향후 일정에 대한 조율 및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측은 상반된 의견을 서로 좁히지 못해 향후 협상의 진행이 어려워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와 그래텍은 그래텍이 블리자드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지난 5월26일로부터 약 한달 후인 6월23일 첫 미팅을 진행했으며, 8월초 비밀유지협약(Non Disclosure Agreement)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상 준비에 돌입했다.

이후 양측은 지난 8월26일까지 총 네 차례의 미팅을 통해 향후 리그의 운영방안과 보상책 등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해왔다. 협상에는 SK텔레콤, KT, 웅진 관계자를 주축으로 한 한국e스포츠협회 협상단과 그래텍 관계자, 협상의 중재를 나선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신해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가 참석했다.

하지만 양측은 협상을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데 그치며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고 차후 협상에 대한 일정도 계획하지 못한 채 헤어져, 사실상 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양측은 협상에 대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어, 향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문제는 양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텍은 협회 협상단 측이 프로리그에 대한 일정과 금전적 보상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협회 측은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서로 상반된다.

협상에 참가한 협회의 관계자는 “협회는 프로리그 지적재산권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을 시작부터 밝혔다”며 “프로리그로 인해 중계권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모두 프로리그 운영에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제하면 수익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래텍이 4차 협상 시작과 함께 “스타크래프트2 리그인 GSL과 일정이 겹치는 프로리그의 일정을 조정하자”며 리그의 승인을 거부했고, 협회 측은 “프로리그 승인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협상을 하지 말자는 내용이나 다름없다. 지적재산권 비용 지불 의사를 밝혔음에도 승인을 거부하겠다고 말하면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그래텍은 “금전적인 보상이 없이 프로리그가 진행되면 최소한의 수익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프로리그로 인해 GSL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협회는 과거 곰TV 클래식을 보이콧한 전례도 있기 때문에 GSL이 또 다시 프로리그 일정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협회는 그래텍과의 협상이 어려워짐에 따라 프로리그의 강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래텍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협회 협상단 측은 프로리그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면 게임단의 해체까지 고려한다는 강수까지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텍이 스타크래프트와 관련된 리그에 대해 유예기간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한 것은 지난 8월말. 결국 MBC게임과 협회는 그레텍과 협상을 이뤄내지 못했고 온게임넷 역시 협상을 진행한 것은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에 한정된다. 또한 온게임넷은 그래텍과 스타크래프트2의 방송권에 대한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방송 직전 계약은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e스포츠 전문가들은 그래텍이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대해 곧바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옳은 방향이 아니며 방송사 및 협회가 그래텍과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문화체육관광부나 블리자드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그래텍과 협회 및 방송국의 협상이 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양측은 현재의 e스포츠가 만들어 진 것은 국내외의 수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임을 인지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블리자드 및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리그의 파행 운영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나 의사 전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호경 게임동아 기자 (neoncp@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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