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AFC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빨간 불이 켜졌다.
포항은 16일(한국시간) 끝난 이란 이스파한 푸라드 샤흐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조바한(이란)과의 8강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포항은 전반 18분 만에 상대 브라질 공격수 이고르 카스트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11분 모따의 왼발 중거리 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후반 31분 뼈아픈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결승골을 내줬다.
포항은 22일 홈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거나 2골 차로 이겨야만 4강에 오를 수 있다.
포항 박창현 감독대행은 전반 시작과 함께 신형민을 스리백의 중심에 세우고 모따를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한 3-5-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상대 주 공격 루트인 측면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변칙 전술이었다.
그러나 조바한이 4-4-2가 아닌 4-3-3으로 맞서자 포항도 K리그에서 즐겨 쓰던 4-3-3으로 곧바로 변화를 줬다. 선제골은 이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18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흐른 볼을 신형민이 머리로 걷어내려다 놓쳤고 골문 앞에 있던 카를로스가 돌면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포항은 다급해졌다.
상대는 선제골을 넣은 뒤 최전방 공격수 1명을 제외한 전원이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두꺼운 수비벽을 구축했다. 몸싸움만 벌어지면 그라운드에 누워버리는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도 여전했다. 조바한은 예상대로 미드필드 지역에서 상당히 거친 플레이를 구사했다. 포항은 90분 동안 여러 차례 프리킥을 얻었지만 이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후반 초반 모따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11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가 손도 쓰지 못할 정도로 정확히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모따는 그 전까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천금의 동점골로 이름값을 했다.
동점골로 포항의 사기가 올랐다.
후반 7분 교체 투입된 황진성이 중원에서 볼 배급을 맡아 공격의 물꼬를 텄다. 알미르의 측면 돌파도 살아나면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정홍연의 사소한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후반 31분 포항 진영 페널티 지역 안으로 떨어진 공중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상대 공격수에게 뺏겼고 이후 거친 태클을 했다.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를 라자브자데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포항은 이후 송창호와 유창현을 연달아 투입해 동점을 노렸지만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이스파한(이란)|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