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를 바라보는 학부모들 시선
전력 우세한 팀이 종종 의외의 패배 선수들도“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어”
큰대회 앞두고 학부모가 심판접대도승부조작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16일 대학축구 U리그 경기가 열리는 한 경기장을 찾았다. 뜨거운 햇살 아래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경기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고교축구에서 승부조작 의혹 사건이 일어나서인지 경기장 스탠드에 모인 학부모들과 관계자들 사이에는 학원축구 문제점에 대한 토의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가끔은 의구심 나는 경기들이 있다”
대학이나 고교축구를 자주 보러 다닌다는 한 관계자는 간혹 제대로 경기를 하지 않는 팀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승부조작인지 아니면 감독이 1진이 아닌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전력이 앞선다고 생각한 팀이 의외로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고 했다.
승부조작이나 ‘봐주기’가 학원축구에서는 이미 만연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학부모들도 이에 동의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가끔은 ‘오늘은 그냥 진거야. 그렇게 하기로 했어’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고 했다.
○“성적 위한 ‘짜고치기’ 나올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고교축구에서 선수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짜고치기’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각 대학별로 신입생 선수들을 선발하는 기준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다. 일부 대학은 고교축구 전국대회 8강 이상의 성적을 내고 일정 시간 이상을 뛴 선수만 선발한다. 그렇다보니 고교 감독 입장에서는 어느 대학에서 선수를 데려가고 싶다고 요청하면 그 선수의 진학을 위해서라도 성적을 내야 한다. 대회 16강전이나 8강전 등에서 성적을 위해 상대팀 감독에게 ‘봐주기’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도 자주 나온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였다.
○“심판 로비도 여전하다”
학원축구에서는 심판 로비도 여전하다고 한다.
큰 대회를 앞두면 성적을 내기 위해 심판에게 로비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 부모들이 나선다. 지도자들을 대신해 부모들이 접대는 물론이고 뒷돈까지 챙겨준다고 한다. 이전보다는 심판 접대가 많이 줄었지만 근절되지는 않았다는 게 학부모와 관계자들의 이야기였다.
학원축구 지도자들은 성적이 나쁘면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성적에 안달할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감독직이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이 된다면 부작용들이 많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쉽게 풍토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졌다.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