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유니폼에 ★을 달다

입력 2010-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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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여자월드컵 120분 승부차기 혈투…日 꺾고 우승
8골 여민지, 득점상·MVP 등 3관왕…월드스타로 우뚝

2010년 9월 26일 일요일 아침, 한국축구는 최고의 경사를 맞았다. 어린 우리 선수들이 당당히 세계를 제패하며 한국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다리에 쥐가 나고 탈진할 정도로 열심히 뛴 끝에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든 대한의 딸들을 향해 5천만 국민들은 감격의 눈물로 박수를 대신했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여자대표팀이 120분간의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라이벌 일본을 꺾고 역대 남녀 태극전사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이날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가운데 ‘11m 룰렛 게임’인 승부차기에서 5-4로 극적으로 이겼다.

이로써 태극 낭자들은 한국에 근대 축구가 도입된 1882년 이후 128년 만에 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스트라이커 여민지는 트리플 크라운(우승, 득점상, MVP)을 달성하며 대회 최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여민지는 이번 대회 6경기 동안 총 8골 3도움을 기록했다. 여민지는 7월 U-20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한양여대)이 8골로 최고 성적인 실버부트(득점2위)와 실버볼(최우수선수 부문 2위)을 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새로운 신화를 쓴 것이다.

여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가공할 공격력으로 초반부터 주목을 받았다. 남아공과 1차전에 교체 출전해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더니 멕시코와 2차전부터는 선발로 나와 2골을 터뜨렸다. 독일과 3차전에서 잠시 침묵했던 여민지는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4골을 몰아쳐 한국 선수로 FIFA대회 한 경기 최다 골 신기록을 작성했다. 스페인과의 준결승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킨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고 역전 결승골까지 돕는 활약을 펼쳤다.

여민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동료들이 잘 해줘서 제가 대신 (상을) 받았다”며 겸손해 한 뒤 “오늘 많이 아팠다. 그래도 꾹 참고 뛰었다. 앞으로 부족한 점, 월드컵에서 느꼈던 거 잘 보완해서 더 큰 선수가 되고 싶다. 항상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에 더 알리고,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 저돌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3∼4위전에서 스페인에 0-1로 져 4위에 머물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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