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버지 리더십…선수단 화기애애
“승패보단 즐기는 축구”…창의력도 쑥쑥
독일·브라질 등 국제경험 마침내 꽃피워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정상에 오른 U-17 여자월드컵 대표팀 최덕주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 받고 있다.
이번 대회 기간 그에게 붙여진 수식어는 ‘최고의 덕장’ ‘아버지 리더십’ 등이다. 푸근한 아버지 같은 스타일로 선수들을 지도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실수했을 때도 고함 대신 따뜻한 격려로 사기를 높여줬다. 이 덕분에 선수단 분위기는 언제나 화기애애하고, 조직력은 배가됐다.
체벌을 가하면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최 감독의 지론이다. 축구를 즐기면서 기본기를 착실하게 다지는 선수로 키워낸다는 철학을 가진 최 감독이 유소년 팀을 본격적으로 맡은 건 불과 1년 전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U-16 아시아선수권에서 일본과 북한을 연달아 물리치고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주로 일본에서 지냈지만 유럽과 남미 축구도 경험한 국제통이다. 포항제철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독일을 거쳐 일본에 둥지를 튼 최 감독은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고교, 대학, 성인 팀을 두루 거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2007년에는 브라질로 건너가 반년 간 선진 축구를 공부하고 돌아왔다.
최 감독은 우승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꿈만 같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준 게 우승의 비결이다. 몸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결승 연장까지 뛰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교체 멤버를 기용해서 경기 리듬을 되찾은 게 승인이었다”고 자평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를 우승한 것은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줘서 할 수 있었다. 다른 감독이었더라도 이 선수들과 함께 했더라면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승부차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 있게 차라고 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 대한민국은 그렇게 저변이 넓지 않다. 지도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우승까지 했는데 고생하는 여러 지도자들에게 좋은 혜택이 많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최감독은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