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서리라고 하면 보통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의 장신구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액세서리(accessory)라는 말은 본디 ‘어떤 물품의 효과나 기능을 키우거나 변화를 주는 보조 물품 일체’를 일컫는 것이다. 요즘은 주로 ‘장신구’라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그렇다고 넓은 의미의 액세서리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PC 관련용품에서도 이러한 넓은 의미의 액세서리를 찾아볼 수 있다. 어느 집에 가도 한 대씩은 꼭 있는 데스크탑에 액세서리를 더하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모니터 액세서리
덩치 큰 CRT 모니터가 물러나고 LCD 모니터가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책상 위의 공간들도 많이 넓어졌다. 그런데 이렇게 공간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책상 위에 이것저것 올려놓고 늘어놓다 보면 어질러지기 일쑤다(설마 본인만 그러는 것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그런지 모니터와 관련 있는 액세서리들은 공간활용에 그 초점이 맞추어진 것들이 많다. 왜냐하면 모니터는 반드시 시야 범위 내, 즉 책상 위에 올라가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모니터 받침대
먼저 소개할 것은 모니터 받침대다. 모니터 받침대는 말 그대로 모니터를 올려놓는 물건(받침대)이다. 위에는 모니터를 올려놓고 아래의 공간에는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 키보드를 집어넣어 정리할 수 있다. 또한 모니터 받침대를 사용하면 모니터를 좀 더 높게 설치할 수 있는 만큼, 앉은 키가 크거나 책상이 너무 낮은 경우에는 꽤 유용하다(물론 돈을 투자하기 아깝다면 보지 않는 책 몇 권을 고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대부분 선반 혹은 낮은 책장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개중에는 USB 허브의 역할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제품이나 모니터가 아니라 작은 소품들을 넣을 수 있게 한 제품 등도 있다.
모니터 선반
다음으로 소개할 것은 모니터 선반이다. 보통 모니터의 위쪽에 고정하거나 모니터를 올려놓은 책상에 직접 연결하여 사용한다. 아무래도 아주 튼튼한 물건은 아니라서 대략 1kg 내외의 물건을 올릴 수 있는 정도다. 만약 벽에 모니터를 최대한 붙였는데도 모니터의 지지대 때문에 남는 공간이 있어 신경 쓰인다면 모니터 선반을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VESA 암
VESA 암(블래킷)이라고 불리는 액세서리가 있다. LCD 모니터에 달린 지지대를 제거한 뒤 VESA 암을 사용하여 벽걸이 형태로 설치하면, 평소에는 모니터를 잘 보이는 위치로 빼서 쓰다가 쓰지 않을 때에는 한쪽 구석으로 밀어놓거나 벽에 완전히 붙여놓는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단, VESA 규격 마운트를 지원하는 모니터에만 사용 가능).
VESA가 도대체 뭘까?
VESA(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는 1989년 설립되어, PC, 워크스테이션, 영상기기 등에 대한 표준을 지향하고, 정하는 비영리 단체다(약 150여 개의 회사가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VESA 마운트 규격이라는 것은 바로 VESA에서 정한 표준 규격을 뜻한다. 궁금한 것이 더 있다면 VESA 홈페이지(http://www.vesa.org/)를 참고하자.
일반적으로 좌우로 위치 조절이 가능하며, 제품에 따라 상하좌우 조절이 가능한 것이나 여러 개의 모니터를 쓸 수 있게 되어 있는 것도 있다. 단,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수록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은 기억해둘 것.
스크린 키퍼
지금까지 소개한 모니터 액세서리와는 약간 성향이 다르지만 눈에 띄는 제품이 있어 소개한다. 스크린 키퍼라고 하는 제품으로, 무선 태그와 USB 동글이 함께 들어 있다. USB 동글과 무선 태그의 거리가 멀어지면 스크린 세이버처럼 모니터 화면에 락이 걸려 자신이 하던 작업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게 된다(수신기가 가까워지면 다시 락이 풀린다). 보안이 중요한 회사에서 일한다거나 다른 사람이 내 PC에 함부로 손대는 것이 싫다면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 특히 화면을 끄거나 잠그고 나가는 걸 자주 잊어버리는 사람에게 적합할 듯한 제품이다.
마우스 액세서리
마우스를 조작한다는 것은 화면에 떠다니는 포인터를 사용자의 마음대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 만약 마우스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긴다면 마우스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 때문에 마우스 액세서리는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액세서리들이 많다.
마우스 패드
예전에 많이 쓰였던 볼 마우스도, 요새 거의 모든 사람이 쓰고 있는 광 마우스도 바닥이 고르지 못하면 조작이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다. 그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액세서리가 바로 마우스 패드다. 혹시 머릿속에 사각형의 매트가 떠오른다면 정답이다. 물론 이것도 종류에 따라 모양, 크기도 천차만별에 소재도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손목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한 손목받침대가 붙어 있는 것도 있다.
그 외에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출시된 제품도 있는데. 바로 게이밍 마우스 패드다. 이런 제품들은 자유로운 움직임을 위해 보통 제품들보다 크게 만들거나 표면에 금속 필름을 넣어 마우스의 반응 속도를 높인다든가, 바닥에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하는 등 보통의 제품들보다 우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물론 그만큼 가격도 우월(?)하다.
마우스 스케이트
마우스 패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마우스 스케이트(서퍼)라는 제품도 있다. 마우스 스케이트는 마우스의 바닥에 붙여 쓰는 제품인데 부착 시에는 마우스와 패드(혹은 바닥) 사이의 마찰이 많이 줄어들어 마우스의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마우스나 마우스 패드를 오래 쓰면 마찰이 심해져 조작이 어려워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 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생기면 마우스를 새로 사거나, 마우스 패드를 새로 사는 편이 더 좋다. 아무래도 게임을 위해 마우스의 조작을 더 부드럽게 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마우스를 조작할 때 마찰에 민감한 사람에게 더 유용하다.
마우스 번지
마우스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마우스의 선이 걸려 움직임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여유로울 때는 상관없지만 게임을 하던 중이거나 급한 작업을 하고 있다면 무척 짜증 날 법하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면 마우스 번지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우스 번지는 마우스의 선을 공중에 띄워 주어 조작 중에 어디에 걸리거나 방해 받지 않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마우스 번지 사용자 중에는 이를 ‘무선마우스를 쓰는 느낌이다’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 마우스 번지 중에는 본래의 기능 이외에도 USB 허브 등의 고마운 부가기능을 가진 제품들도 있다.
마우스 손목 받침대
키보드도 그렇지만 마우스도 높이가 맞지 않거나 오랜 시간 사용하면 손목이 피로할 수 있다. 이는 손목이 꺾인 채로 장시간을 유지하기 때문인데,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면 손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젤이나 천을 소재로 만든 제품들이 대부분이라 말랑말랑하거나 푹신푹신하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마우스 패드에 함께 붙어 있는 제품들도 있으니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고르자.
키보드 액세서리
키보드 역시 마우스처럼 PC를 사용하는 시간 동안 우리의 손이 오래 머무는 주변기기다. 그런 만큼 오염에 더 노출(책상 위의 물컵이 특히 위험하다)되기 쉬우며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자세로 사용했을 때 손목 등에 무리가 오기 쉽다. 그 때문인지 키보드의 액세서리는 오염을 방지하거나, 손목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품들이 많다.
키스킨
키보드의 액세서리 중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키스킨이다. 다들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텐데, 키보드 위에 씌우는 얇은 비닐 같은 것이 바로 키스킨이다(몇몇 사람들은 키스킨을 씌우면 키감이 떨어진다며 썩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실 키스킨이 가지는 의미는 키감이나 조작환경의 향상보다는 사용자의 손때를 비롯한 키보드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오염으로부터 키보드를 보호하는데 있다(물론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지는 못한다). 키스킨을 사용하려면 자신이 사용하는 키보드의 모양에 딱 맞는 제품을 써야 하는데, 시중에 자기가 쓰는 키보드 모델의 키스킨이 나와 있지 않다면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한다(억지로 쓴다면 쓸 수야 있겠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키보드 손목 받침대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키보드는 장시간 사용하면 손목에 무리가 가기 쉬우며 사람에 따라서는 손목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데에는 손목 받침대가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키보드의 크기가 있다 보니 마우스용 손목 받침대보다는 크기가 큰 편이다. 예상 외로 많은 종류가 있는데 손의 모양을 생각해서 조금 꺾여 있는 것도 있고 바퀴가 달렸어 손을 움직이며 쓸 수 있는 것도 있고 아예 통으로 만든 각목 같은 것도 있다. 역시 취향에 따라 골라 쓰면 되겠다.
자, 지금까지 데스크탑의 액세서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사실 워낙 그 종류가 많아 일일이 다 소개할 수는 없어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그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찾아보았다. 위에서도 알린 바 있지만 이런 액세서리들이 우리의 PC 사용 환경에 약간의 변화는 줄 수 있지만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골라서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글 / IT동아 구지원(endimia@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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