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스포츠동아 DB]
그토록 고대했던 대표팀 선배 박지성(29·맨유)과의 맞대결이 이뤄진 데다 팀 역시 강호를 상대로 소중한 2-2 무승부를 거둬서인지 이청용의 표정은 밝았다. 다음은 이청용과의 일문일답.
- 오늘 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에서 비겼다. 소감은.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관중들도 즐거워해서 선수로서도 좋은 경험이었고, (박)지성 형과 같이 뛰어서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 작년 박지성과 맞대결이 없었다. 오늘 경기 전에 잠깐 만날 기회가 있었나.
“보통 1주일에 2~3번 정도는 전화로 얘기한다. 얼마 전 지성 형 집에 놀러 가 얘기했는데 이번 경기는 잡지 말라고 말하더라.(웃음) 첼시도 어제 맨체스터 시티에 패해 맨유에게는 오늘이 찬스였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서 아쉽다.”
- 둘이 만나면 주로 뭐하나.
“(웃음) 보통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휴식 때는 위닝(전자오락 축구게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논다.”
- 2년차 징크스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는 편이고,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 만족한다. 매 경기 출전하고 있고, 좋은 모습 보여줘야만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보답해 드릴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징크스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
- 최근 동료 홀덴과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홀덴은 미드필드에서 꼭 필요한 선수고 아기자기하게 패스를 잘 하는 선수다. 내가 원하는 움직임에 맞게 적절하게 의도한 패스를 찔러주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호흡이 더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 작년 리버풀 전에서 나온 폭풍과도 같은 드리블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각인돼 있다. 올해는 작년처럼 과감한 드리블 돌파가 좀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감독의 지시 때문인가.
“작년에는 4-5-1 전술을 많이 썼지만 올해는 4-5-2 전술을 쓰면서 케빈 데이비스와 요한 엘만더가 중앙에 있기 때문에 나와 페트로브는 양쪽 사이드로 넓게 벌려주는 플레이를 하라고 감독님이 지시하셨다. 효율적인 공격이 더 많아 진 것 같다.”
- 이번에 볼턴 책자를 보니 인터뷰와 박지성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다섯 페이지나 되더라. 팀 내의 입지가 더 커진 것을 느끼나.
“팀에서도 나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그만큼 보답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성 형이 맨유에 있기 때문에 책자에 실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 오늘 경기에서 수비에 많이 치중한 이유는.
“감독님의 지시였다. 에브라가 워낙 공격적인 선수라 한 번이라도 놓치게 된다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다음 경기가 웨스트 브롬위치 원정이다. 각오는.
“웨스트 브롬위치가 어제도 이긴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를 해보지 못해 선수들의 특징에 대해서 (김)두현 형에게 조언을 구해봐야 할 것 같다. 오늘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원정이지만 충분히 승점 3점을 챙겨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한국에서 밤새워가며 응원하고 멀리 영국까지 찾아와서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많이 감사드린다.”
볼턴(영국) | 박영오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