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여민지 등 ‘황금 소녀 세대’
2015년 성인 무대서 또 기적 쏜다
U-20 여자월드컵 3위, U-17 여자월드컵 우승. 그렇다면 다음 시나리오는 성인 무대 제패다.
한국여자축구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2차례 여자청소년월드컵에서 이미 충분한 희망을 봤다. 대회를 앞두고 “조별리그 통과도 어렵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예전과는 달리, 2010년은 여자 축구인들 대부분이 “8강, 4강, 더 나아가 우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했었다.
결국 이미 오래 전 실력이 검증됐고, 이번 여자월드컵은 이를 재차 확인한 절차가 됐을 뿐이었다. 2015여자월드컵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U-20 여자월드컵 히로인 지소연(19·한양여대)이 미국, 독일 등 여자축구 선진국으로 진출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여민지(함안대산고) 등 U-17 여자월드컵 주역들이 꾸준히 발전을 꾀해 성인이 된다면 세계 제패가 이루지 못할 꿈만은 아니다. 이들이 5년 뒤 20대 초중반이 되는 2015여자월드컵은 그래서 기다려진다.
90년대 초반 포르투갈 남자 축구의 중흥을 이룬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등을 놓고 세계 축구계는 ‘골든 제너레이션(황금 세대)의 탄생’이라고 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여자축구를 놓고 보면 이번 17∼20세 멤버들이 바로 황금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열악한 조건이지만 이들 세대는 ‘춥고 배가 고파서’ 축구화를 신은 언니들과는 다르다. 다른 종목을 하다 축구로 전향한 경우도 많이 드물다. ‘좋아서’ 하는 것과 ‘마지못해’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인식에도 차이가 있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되새기며 자랐고, 본인 스스로 축구가 하고 싶어 필드를 밟았기에 후회도 없다. 나중에 자신들의 딸이 축구를 하겠다고 한다면 주저 없이 축구공을 쥐어주겠다고 말하는 당돌함까지 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속 구절처럼 한국여자축구는 “차라리 포기하자”란 얘기가 나돌 정도로 미약한 출발 속에 불과 20여 년 만에 최강이 됐다.
아직 여자축구의 ‘끝’은 오지 않았다. 그 창대함의 끝을 기대해보자.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2015년 성인 무대서 또 기적 쏜다
한국여자축구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2차례 여자청소년월드컵에서 이미 충분한 희망을 봤다. 대회를 앞두고 “조별리그 통과도 어렵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예전과는 달리, 2010년은 여자 축구인들 대부분이 “8강, 4강, 더 나아가 우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했었다.
결국 이미 오래 전 실력이 검증됐고, 이번 여자월드컵은 이를 재차 확인한 절차가 됐을 뿐이었다. 2015여자월드컵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1 여자월드컵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동점 결승골을 성공시킨 이소담이 28일 ‘자랑스러운 21인의 태극소녀들’을 위한 특별 생방송에서 그룹 인피니티 멤버 사이에서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photolim@donga.com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U-20 여자월드컵 히로인 지소연(19·한양여대)이 미국, 독일 등 여자축구 선진국으로 진출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여민지(함안대산고) 등 U-17 여자월드컵 주역들이 꾸준히 발전을 꾀해 성인이 된다면 세계 제패가 이루지 못할 꿈만은 아니다. 이들이 5년 뒤 20대 초중반이 되는 2015여자월드컵은 그래서 기다려진다.
90년대 초반 포르투갈 남자 축구의 중흥을 이룬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등을 놓고 세계 축구계는 ‘골든 제너레이션(황금 세대)의 탄생’이라고 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여자축구를 놓고 보면 이번 17∼20세 멤버들이 바로 황금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열악한 조건이지만 이들 세대는 ‘춥고 배가 고파서’ 축구화를 신은 언니들과는 다르다. 다른 종목을 하다 축구로 전향한 경우도 많이 드물다. ‘좋아서’ 하는 것과 ‘마지못해’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2 U-17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우승 기념 특별 생방송 도중 무대에서 선수들에게 내려온 가수 장윤정의 노래 ‘올래’에 맞춰 환호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상암|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인식에도 차이가 있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되새기며 자랐고, 본인 스스로 축구가 하고 싶어 필드를 밟았기에 후회도 없다. 나중에 자신들의 딸이 축구를 하겠다고 한다면 주저 없이 축구공을 쥐어주겠다고 말하는 당돌함까지 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속 구절처럼 한국여자축구는 “차라리 포기하자”란 얘기가 나돌 정도로 미약한 출발 속에 불과 20여 년 만에 최강이 됐다.
아직 여자축구의 ‘끝’은 오지 않았다. 그 창대함의 끝을 기대해보자.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