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그래픽 옵션, 알아야 제대로 즐긴다

입력 2010-09-30 16: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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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옵션 용어, 간단하게 알아보자
온라인 게임이나 PC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라면 자신의 PC에서 게임이 원활하게 구동이 되지 않아 당혹스러웠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각종 게임 커뮤니티와 PC 하드웨어 커뮤니티에 질문을 남기고 자료를 찾다보면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말이 있다. 바로 '그래픽 옵션 타협'이라는 문구가 그 주인공이다.

'그래픽 옵션 타협'이라는 말은 게임의 원활한 구동을 위해 게임의 각종 특수 효과를 줄여 PC에 걸리는 과부하를 줄이는 작업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포기하는 대신에 보다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조정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PC, 온라인 게임들은 '상, 중, 하' 또는 '높음, 중간, 낮음' 등 게임 개발사 측에서 미리 제공하는 단계별 그래픽 옵션을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까다로운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게 스스로가 자신의 PC에 맞는 그래픽 수준을 일일이 설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그래픽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그래픽 옵션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PC 하드웨어나 게임에 어지간히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너무나 난해한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즉, 이런 용어를 모르고서는 자신의 PC 사양에 맞는 그래픽 옵션 설정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게임의 그래픽 옵션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용어들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들 용어는 각각 기능을 하는 것일까? 대표적인 용어들의 사례를 들어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대부분의 게임의 그래픽 옵션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어라면 단연 안티 앨리언싱(이하 AA)와 비등방성 필터 및 수직동기화 항목을 들 수 있다. AA는 2D와 3D으로 그려지는 이미지에서 거칠게 그려지는 외곽선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기술을 통틀어 의미한다.

이미지의 외곽선이 거칠게 표현되는 통칭 '계단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AA는 그래픽을 보다 깔끔하게 만들어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깨어져서 그려지는 외곽선 사이에 근사값을 일일이 넣어주는 까다로운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자신의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라면 AA 옵션을 아예 활성화시키지 않거나 2배 정도로 낮춰 두는 것이 좋다.



비등방성 필터는 원거리에 있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이다. MMORPG, FPS, 레이싱 게임을 즐기다보면 멀리 있는 배경이 그려지지 않다가, 갑자기 솟아오른다거나, 멀리 있는 바닥의 텍스쳐가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 및 음영이 정확하게 묘사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접할 수 있다.

비등방성 필터는 이런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그래픽 옵션으로 AA와는 달리 그래픽카드에 크게 부하를 주지 않기 때문에, 타 옵션들에 비해 비교적 높은 설정값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A와 비등방성 필터가 그래픽의 품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옵션이라면 수직동기화(Vertical Sync)는 게임의 플레이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옵션이다. FPS 게임을 많이 즐기는 게이머들이라면 시점을 빠르게 전환할 시에 화면이 물결처럼 일렁이거나 화면의 상단과 하단의 시점이 조금 다른 타이밍으로 움직이는 것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그래픽카드가 처리하는 게임의 프레임을 모니터의 최대주파수가 따르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아무리 그래픽카드가 높은 수치의 프레임으로 그래픽을 처리해도, 모니터는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최대 프레임 이상의 화면은 표현하지 못하는 하고, 모니터는 자신이 미처 처리하지 못한 프레임을 처리하려다보니 이 둘 사이의 격차가 미묘하게 찢어지고 일렁이는 화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수직동기화는 이런 물결현상과 화면 찢어짐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게임의 프레임을 모니터의 주파수에 맞춰 보다 강제로 프레임을 고정시켜 움직임이 부드럽게 표현되도록 돕는 기술이다. 즉, 수직동기화 옵션을 통해 표현되는 60프레임이, 수직동기화 없이 표현되는 100프레임보다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어차피 인간의 눈은 60프레임 이상의 움직임은 구별할 수 없기에, 찢어지고 일렁이는 100프레임보다 안정적인 60프레임 화면이 더욱 부드럽게 보인다는 것을 이용한 기술이다.

또한 60프레임 이하의 화면은 30, 15 프레임으로 일정 비율을 유지하며 주사하기 때문에 게임의 프레임이 하락하는 경우에도 보다 안정적인 화면을 보여주며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문제는 강제적으로 프레임을 조정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그래픽카드에 상당한 부하를 주는 옵션이라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PC 사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우선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대표적인 옵션이다.

한편, 최근에는 이런 일반적인 용어 이외에도 셰이더나 HDR과 같은 좀 더 전문적인 옵션까지 게이머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고 있다.

셰이더는 일반적으로 음영 표현을 통해 사물의 질감을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셰이더 옵션을 활성화 할 경우에는 빛의 방향과 그에 따라 생기는 그림자의 방향에 따라 사물의 질감과, 공간 전체의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셰이더 옵션이 높아질수록 사물의 질감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낮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밋밋한 사물 묘사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한 게임처럼 최신 엔진을 사용한 게임들이 셰이더 3.0을 지원해 보다 사실적인 질감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낮은 경우에는 게임의 프레임이 급격하게 저하될 수 있으며, 구형 그래픽카드의 경우에는 아예 셰이더 3.0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자신의 그래픽카드가 셰이더 버전을 어디까지 지원하는 지를 알아두는 것도 쾌적한 게임 환경 구축을 돕는 지름길이다.

HDR은 'High Dynamic Range'의 약자로 색의 명암과 빛의 밝기는 전반적인 암부 표현을 사실적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HDR을 통해 표현되는 대표적인 연출이라면 어두운 곳에 있다가 야외로 나갈 시에 느낄 수 있는 눈부심, 반대로 야외에 있다가 어두운 곳으로 들어갈 때 시야가 어둡게 보이는 연출들을 꼽을 수 있다.

그래픽카드에 주는 부하의 정도는 중간 수준이지만, 순간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FPS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경우는 갑자기 어두워지거나 밝아지는 화면 때문에 적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해당 옵션을 제거하고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온라인게임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PC 게임에서 저변을 차츰차츰 확대하고 있는 기술로 피직스(Physx) 물리 엔진이 있다. 피직스는 고체들의 물리적 상호 작용에 강점을 두고 있는 하복 엔진과는 달리 천이나 종이 등의 사실적인 움직임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엔진이다.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저렇다보니 피직스 물리 효과를 활성화 시키는 경우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종이와 천, 나부끼는 깃발,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사실적으로 흔들리는 복장 등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피직스 물리 효과는 태생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바로 엔비디아에서 제작한 8000시리즈 이상의 그래픽 카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AMD(구 ATI)의 그래픽카드에서도 소프트웨어 가속을 통해 해당 옵션을 활성화 할 수는 있지만 피직스 엔진 자체가 애초에 소프트웨어가 아닌 엔비디아 계열 그래픽카드의 하드웨어 가속을 이용한 엔진이기 때문에 AMD의 그래픽카드에서 피직스 엔진을 사용하면 심각할 정도로 프레임이 하락하게 된다.

김한준 게임동아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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