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임경완은 9월29일과 기묘한 인연을 갖고 있다. 2009년 그날, 롯데는 잠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전에서 7-2로 승리했을 때 임경완이 세이브를 해냈다. 롯데에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승리를 매조지하는 경기였다.
그로부터 1년 후, 2010년 9월29일 같은 장소, 같은 상대를 맞아 다시 9회말 마지막을 책임진 주역은 임경완이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10-5로 역전한 직후 올라와 김동주를 스탠딩 삼진, 이성열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1차전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임경완은 롯데 구단 역사에 기억될 그 두 경기의 승리구를 손에 쥘 가장 유력한 위치에 있었으면서도 정작 한 번도 챙기질 못했다.
2009년에는 감격에 취해 동료 선수 중 누군가가 그 공을 관중석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2010년에는 최후의 1루 땅볼을 잡아낸 김주찬이 그대로 베이스를 밟고 그 공을 취했기에 얻을 틈이 없었다.
임경완은 “평소에 다이빙도 안 하는 녀석이 어제는 절대 공을 토스 안 하고, 자기가 베이스를 찍더라”며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