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死강 로이스터 “돌아와요 부산항에?”

입력 2010-10-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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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웃으리 부산 갈매기들의 3년 연속 가을잔치는 올해도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 초반 대량실점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4-11로 패한 롯데 선수들이 끝까지 성원해준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착잡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있다.

■ 되돌아본 롯데의 2010 시즌

준PO 2연승 후 3연패…3년째 눈물
로이스터 감독 재계약 여부 안개속

고질적 수비불안 시즌초반 하위권
8월 기적의 6연승…3년연속 PS행


2008년 3전 전패, 2009년 1승 후 3연패, 2010년 2승 후 3연패.

준플레이오프(준PO) 제도가 5전3선승제로 실시된 2005년 이후 세 경기만에 탈락한 팀(2008년)도, 첫 판 승리 후 내리 진 팀(2009년)도, 2연승 후 리버스 스윕을 당한 팀(2010년)도 처음이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기쁨 속에서 맛본 상처치곤 너무 뼈아프다.

2년 연속 4강에 올라 눈높이가 높아졌던 롯데팬들에게 이번 가을잔치 석패는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 다이나믹했던 페넌트레이스

롯데의 정규 시즌 초반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조정훈 손민한 이명우 등 부상으로 인한 주축 투수들의 전력 이탈과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되풀이되면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첫 4위에 오르며 안정을 찾은 게 6월 하순에서였다. 5위 KIA의 끈질긴 추격이 계속되던 8월 중순, 롯데는 ‘기적의 6연승’을 거두며 사실상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8월 17일부터 22일까지 문학과 사직에서 이어진 SK와 두산, 두 강팀과의 6연전 싹쓸이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는 같은 기간 연패에 빠진 KIA의 추격 의지를 끊으면서 롯데 선수단에겐 ‘올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연결됐다. 홍성흔과 조성환, 이대호 등 주축 타자들의 후반기 연쇄 부상 속에서도 결국 4강 티켓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첫 외국인 사령탑인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를 2008년부터 3년 연속 가을잔치로 이끌었다. 1982년 팀 창단 이후 처음. 더욱이 3년 연속 100만 관중 돌파라는 의미있는 기록도 달성했다. 전대미문의 공격 7관왕을 달성한 이대호, 그는 9연속경기 홈런 세계신기록까지 생산하며 2010년 페넌트레이스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 로이스터 감독 재계약은?

격동적인 페넌트레이스였으나 우승이라는 꿈과 연결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부족한 점을 채워 큰 꿈을 이루겠다는 노력에는 소홀했다. 약점을 채웠어야할 지난 스프링캠프도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수비 불안이 계속되던 시즌 초반, ‘훈련 부족’을 얘기하는 프런트에게 로이스터 감독은 “어떤 한국 감독도 롯데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리지는 못했다”는 말로 ‘마이 웨이’를 고수했다.

과거 2년 동안 로이스터 감독은 준PO에서 탈락하자마자 곧바로 고향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한복 세리머니’까지 보태져 구설에 올랐다. 첫해는 물론이고, 재계약을 앞둔 지난해에도 그가 곧바로 귀국해 버리자 구단 내부에서조차 곱지 않은 시선이 나왔다. 로이스터 감독이 3년 이상 재계약을 원했던 지난 연말, 1년 계약서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또다시 준PO에서 주저앉으면서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은 이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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