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출연진과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갱년기 장애 환자라고?”

입력 2010-10-07 14: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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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정하균 의원 공식 홈페이지 캡처.

갱년기 장애 치료용으로만 허가된 전문의약품 인태반주사제가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하균 미래희망연대 국회의원은 7일 식품의약안전청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제시하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시술돼야 할 인태반주사제가 마치 몸에 좋은 영양제나 피로회복제처럼 둔갑돼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제시한 관련자료와 기사에는 드라마 '아이리스'에 출연했던 유명 영화배우가 고강도 촬영일정에 의한 체력소모를 이유로 한 제약회사에 영양제와 인태반주사제를 지원 요청한 것과 제약회사가 이를 제공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또 '아이리스' 촬영진들이 특정 성형외과에서 인태반주사제를 지속적으로 처방받도록 권유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인태반 시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정의원 측에 따르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던 한국야구대표팀 선수들을 비롯해 2010 남아공월드컵에 참가한 축구대표팀 선수들, 탤런트 이경진 등 많은 국가대표 선수와 연예인들이 인태반주사제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유명 영화배우, MC, 가수, 만화가, 의사 등도 시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 의원은 "'펄펄 나는'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을 포함해 이 유명인사들이 모두 다 갱년기 장애 환자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간접광고 기사를 접하는 일반 국민들은 갱년기 장애 치료 전문의약품을 마치 영양제나 피로회복제처럼 오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 의원이 예로 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여성 1,0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성인 여성 10명 중 1명(9.5% )이 인태반 주사를 맞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시술받은 사람들의 대다수가 식약청에 의해 허가된 효능 이외의 다른 적응증때문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태반주사를 맞은 사람 중 최다 사례는 '피부미용'(44.2%) 때문이었고 '피로회복'(37.9%), '갱년기 증상 완화'(32.6%), '피부질환'(14.7%), '간기능 개선'(7.4%)의 순이었다.

정 의원은 "이처럼 많은 국민들이 효과성과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적응증에 인태반주사를 많이 맞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일반 국민들이 검증되지 않은 적응증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만을 믿고 돈과 시간을 낭비하거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인태반주사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식약청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저가인 인태반 주사를 고가로 둔갑시켜 속여 팔고 있다는 보도도 있으니 이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책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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