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홈서 잡은 박한이가 ‘어시스트’(AS)…3회 채태인 잡은 두산야수 2명도 ‘AS’
야구에서 어시스트는 ‘보살(補殺)’이라 일컫는다. 최근에는 ‘아웃도움’으로 풀어쓰기도 한다. 어시스트는 아웃이 되거나 실책이 없었더라면 아웃이 될 수 있도록 타구 또는 송구를 연결하거나, 공의 진로를 변경시키는(deflect) 야수에게 부여한다.어시스트를 최종적으로 받아 타자나 야수를 아웃시킨 것은 ‘풋아웃(Putout)’, 자살(刺殺·아웃실행)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땅볼을 잡은 유격수가 1루수에 송구해 타자를 아웃시켰다면 유격수에게는 어시스트(보살)가 주어지고, 1루수에게는 풋아웃이 기록된다.
그런데 어시스트도 좀 더 파고들면 약간 복잡하다. 예를 들어 런다운 플레이가 벌어져 주자를 아웃시켰거나 실책이 없었더라면 아웃시킬 수 있었을 때, 이 플레이에 가담한 야수들이 여러 차례 송구하거나 공의 진로를 변경시켰더라도 어시스트는 1개씩만 기록하는 등의 규칙이 있다.
○외야 어시스트로 1차전 초반부터 후끈
어시스트 중에서도 특히 외야수의 어시스트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총알 같은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는 장면은 삼진이나 홈런이 터질 때 못지 않게 짜릿하다.
클리블랜드 우익수 추신수가 올시즌 메이저리그 외야수 중 어시스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어시스트 기록도 주목받고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초반은 양팀 외야수의 환상적인 송구가 빛났다. 그러면서 경기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회초 두산 공격 1사 2·3루서 4번타자 최준석의 외야플라이가 나왔다.
3루주자 발빠른 정수빈이 홈을 파고드는 순간, 삼성 우익수 박한이의 대포알 같은 송구가 포수 진갑용의 미트에 그대로 꽂혔다. 슬라이딩으로 필사적으로 홈플레이트 터치를 노리던 정수빈의 손은 진갑용의 미트에 걸리며 아웃이 됐다. 박한이의 어시스트와 진갑용의 풋아웃이 1개씩 기록된 장면이었다.
그런데 두산도 비슷한 방법으로 초반 분위기를 바꿨다. 삼성이 3회말 1점을 뽑은 뒤 계속된 2사 1·2루. 여기서 최형우의 중견수 쪽 2루타가 터졌다. 2루주자 조동찬이 홈을 밟아 2-0 리드를 잡았고, 1루주자 채태인마저 홈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두산 중견수 이종욱∼유격수 손시헌∼포수 용덕한으로 이어지는 멋진 중계로 채태인을 잡아냈다. 만약 3-0으로 이어졌다면 이날 경기는 초반에 쉽게 승부가 갈릴 뻔했다.
이런 중계플레이 때는 가담한 야수에게 모두 어시스트가 기록된다. 즉, 이종욱과 손시헌에게는 어시스트 1개씩이 주어진다.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