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매치 한일전은 언제나 온 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작년 대한축구협회는 한일 양국이 월드컵에 진출한다는 전제하에 일본이 제의한 정기전을 받아들였다.
정기전의 부활은 1991년 이후 18년만의 일이다. 한국은 일본과 A매치 상대전적에서 40승20무12패로 앞서 있고, 1972년부터 1991년까지 열렸던 한일 정기전에서는 7연승을 포함해 10승2무3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도 2월 동아시아선수권 3-1 승리와 남아공월드컵 직전에 열린 평가전에서 2-0 승리 등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 분명 숙명의 라이벌 전인 한일전은 양국에 흥행을 불러일으키는 빅 매치다.
한일전의 상징성과 의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승패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축구팬뿐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한일전을 통해 일본의 과거사 망언, 독도발언, 식민지배의 뼈아픈 과거의 응어리를 그 순간만큼은 씻겨 낼 수 있었다.
한일전의 긍정적인 측면은 이 경기를 통해 서로의 전력을 평가하면서 발전해왔다는 점이다. 서로 경쟁함과 동시에 동반자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양국 축구 발전에 힘써왔다.
이런 순기능을 통해 한일전은 어느 순간 아시아축구의 아이콘으로 성장했고, 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와 2010남아공월드컵 동반 16강 진출을 달성, 아시아의 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과거 대표선수들은 한일전에선 그 어느 경기보다 투혼의 정신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왔다. 이번 정기전도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8월 출범한 조광래호는 팀 리빌딩 완성으로 팀 조직력을 극대화시켜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한일전은 내년 1월 아시안 컵이 열리기 전까지 마지막 평가전이다.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정기전부터는 한일 여자대표팀도 함께 정기전을 치렀으면 한다. 과거 한일 정기전은 A매치에 앞서 대학선발팀 간의 경기가 오픈 경기로 벌어졌던 사례가 있다. 성사된다면 한일 여자축구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한일전은 팬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김종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차 있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