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사이언스] 최상의 임팩트, 블로킹 테크닉이 결정한다

입력 2010-10-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끊어치기’의 과학

스포츠는 원리를 알면 배우기 쉽다. 타고난 운동 감각도 이런 스포츠 원리에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종목을 잘 하는 선수가 다른 종목에도 재능이 있는 이유도 이런 스포츠의 원리를 몸에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를 할 때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임팩트 순간이다. 어떻게 쳐야만 정확하게 맞추면서 거리를 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한번 쯤 해봤을 것이다. 골프의 임팩트는 허리로 끊어 치는 블로킹(blocking) 기술인데, 비단 골프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이런 블로킹 기술은 필수적이다. 이번주 ‘스포츠 & 사이언스’에서는 블로킹에 대해 알아본다.


골프의 다운스윙때 눌러치는 기술
투척종목선 착지하는 발 탄성 활용
리듬·타이밍 잘맞아야 효과 극대화
박찬호도 블로킹 보완 슬럼프 극복


2011년 8월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육상 종목이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높지 못하지만, 핀란드를 비롯한 유럽국가에서는 프로경기 못지않게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 자리 잡고 있다. 세계육상연맹 라미네 디악 회장은 1983년 제1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르고 나서 “헬싱키는 육상에 미친 도시”라고 말할 정도로 핀란드를 육상의 메카라고 극찬한 적이 있다.

육상은 ‘더 높게’ ‘더 멀리’ ‘더 빨리’와 같은 역동성으로 표현된다. 육상의 역동성은 모든 스포츠의 종합적인 기본기능을 내포하고 있다. 육상의 투척종목은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 해머던지기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투척종목은 골프 스윙기술의 기본원리와 매우 동일하다.

골프의 박세리는 중학교 시절 포환던지기 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포환던지기 기본기술은 골프의 기본기술을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그리고 포환던지기는 외형적으로 크게 다르게 보이지만, 가장 핵심의 기본기술은 모두 동일하다.

창던지기는 주로를 달려와 발을 측면으로 교차하여 왼발을 착지하면서 순간적인 지면반력의 탄성에 의해 허리를 회전시키는 힘으로 창을 던진다.

원반던지기나 포환던지기 역시 서클에서 신체를 회전시키거나 직선으로 글라이딩을 통해 왼발이 지면에 착지되면서 순간적인 탄성을 유도하고, 허리를 회전시키는 힘으로 변환하여 창이나 포환을 던진다. 이때 창이나 포환을 던지는 팔은 충분히 힘이 빠진 상태에서 최대의 가속을 일으키는 동작이 되어야 하며, 팔은 마치 채찍을 휘두르듯이 뿌려내야 한다. 직선주로를 달려오거나 서클 안에서 신체를 회전시키는 것은 지면에 착지되는 왼발 탄성의 힘을 최대로 유도하는 기술인데, 이를 블로킹 기술이라 한다. 블로킹 기술은 리듬과 타이밍이 적절히 이루어졌을 때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블로킹은 끊어 치는 기술과 같다.

창이나 포환던지기의 릴리즈 동작은 복싱선수가 상대를 가격할 때 끊어 치는 기술과 동일한 원리다. 모두 내딛은 발의 블로킹에 의해 이루어진다. 블로킹은 허벅지와 허리의 탄력적인 근력이 동원되면서 골반의 회전을 순간적으로 정지시키듯이 끊어내는 감각적인 기술이다.

한때 야구의 박찬호가 슬럼프를 이겨내면서 보완한 동작이 바로 블로킹 기술이었다. 왼발이 착지되는 순간 무릎을 펴는 동작과 신체중심의 높이를 보다 높이면서 블로킹의 효과를 개선해 좋은 투구 동작이 되었다고 한다.

블로킹 기술은 단지 육상의 투척종목이나 야구나 복싱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고 스포츠 대부분의 공통 기술이기도하다.

축구의 킥킹에서도 지면에 착지되는 왼발이 순간적으로 블로킹되면서 신체중심을 전방으로 추진하고, 오른쪽 다리는 낚싯대를 휘두르듯이 볼을 찬다. 그래서 블로킹 기술을 “복싱의 펀치는 허리로 친다” “테니스는 허리로 스윙 한다”와 같이 공통의 기술로 표현한다. 이러한 블로킹의 원리는 골프의 스윙동작과 기술에서도 적용이 된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기술은 임팩트 직전 왼발의 블로킹 효과다. 이러한 블로킹 효과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코킹(cocking)의 기능과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프로 골퍼들은 다운스윙에서 눌러 친다는 감각적인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블로킹의 효과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눌러 친다는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블로킹 기술은 고도의 기술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이러한 블로킹 기술을 바로 흉내 낸다면, 스윙의 패턴이 무너지기 십상이다. 블로킹 기술은 기본기술이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감각적으로 익혀지는 기술이다.

이순호 KISS 책임연구원
정리|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