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도루 (Stolen base)] 삼성 옹벽 구멍 낸 ‘정근우 기습도루’

입력 2010-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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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근우(가운데)가 5-4로 추격당한 6회말 1사 1루서 박재상 타석 때 유격수 김상수의 태그를 피해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이후 적시타로 홈을 밟아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쫓기던 6회말 1루주자 정근우 2루 훔쳐
삼성 1루수, 베이스 떨어져 정상수비 이동
박재상 1루쪽 병살타성 타구가 2루타로
도루(盜壘)는 말 그대로 ‘베이스를 훔치는 것’이다. 영어로는 ‘훔치다’또는 ‘도둑질하다’는 뜻을 지닌 ‘스틸(Steal)’. 정확히는 ‘Steal’의 과거분사인 Stolen을 써서 ‘Stolen Base’라고 표현한다. 야구에서 도루는 일반적으로 투수가 포수에게 던지는 사이, 주자가 다음 베이스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일컫는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보면 1871년까지는 도루라는 용어가 없었다. 이후에도 한동안 도루는 타자의 안타 때 주자가 한 베이스 더 가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즉, 타자의 안타 때 1루주자가 3루까지 진루하면 1루주자가 2루까지 간 것은 안타에 의한 것, 2루에서 3루까지 간 것은 도루에 의한 것으로 간주됐다. 그래서 당시 도루 기록을 요즘의 도루와 같이 볼 수 없다. 오늘날과 같은 도루개념이 확립된 것은 1898년부터다.


○도루 하나로 틈새 벌리고 제방 무너뜨린 SK

도루는 공격의 중요한 전술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도루능력이 있는 팀은 그만큼 공격의 옵션이 하나 늘게 된다. 반면 수비하는 상대팀은 심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도루 하나가 팽팽하던 경기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SK와 삼성 역시 올 시즌 도루를 무기로 삼았다. SK는 161개(도루실패 69개), 삼성은 158개(도루실패 55개)를 성공했다. LG(169개)에 이어 2위와 3위에 올랐다. 이런 팀컬러 때문에 한국시리즈는 ‘발야구’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1차전의 팽팽하던 승부도 도루 하나로 균열이 생겼다. 5-4로 추격당한 SK의 6회말 공격. 선두타자 정근우가 우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다음타자 박재상 타석 때 2루도루에 성공했다.(사진) 그리고 박재상의 우익선상 동점 2루타가 터졌다. 만약 정근우가 도루를 하지 않았다면, 1루수 강봉규는 1루주자를 묶어 두기 위해 베이스에 붙어 있었을 것이다. 1루수 앞 병살타가 될 가능성이 높은 타구였다. 그러나 강봉규가 정상수비를 하게 되면서 2루타가 되고 말았다. 이후 삼성 방어막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SK는 3회 박재상이 도루에 실패했지만 6회 정근우의 도루로 승기를 잡았다. 물론 삼성도 2차례 도루를 시도해 1차례 성공하면서 발야구를 펼쳤지만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문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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